올해 자산운용업계에 ESG 투자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올해 자산운용업계에도 ESG 투자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단어의 약자로, ESG 투자란 투자 의사의 결정시, 기업의 재무적 요소만이 아닌 ESG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투자방식이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ESG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ESG 관련 투자가 늘며 친환경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등 그린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의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펀드’는 출시 약 3개월여 만인 지난 10일 펀드 설정액 1000억을 돌파했다. 이날 현재 '100년 기업 그린 코리아 증권투자신탁[주식]'의 운용 금액은 1237억원이며, 설정일 이후 수익률은 14.21%다.

이 펀드는 그린(환경) 테마에 중점을 두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국내주식형 ESG 상품이다. 지난 9월 3일 출시 이후 범농협 그룹의 초기투자자금 400억원을 제외한 약 600억원이 리테일 판매채널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됐으며, 최근 주식시장의 호조와 글로벌 그린 뉴딜 수혜 기대감으로 11월 한달에만 약 330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특히 올해 운용업계에서 출시된 8개 일반 주식형 공모 펀드 중 설정규모 1000억원을 유일하게 돌파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펀드는 2차전지, 수소경제, 신재생에너지 등 그린 관련 기업에 펀드 자산의 약 30~40%를 투자하고 있다. ESG 평가가 높은 기업뿐 아니라 ESG 요소의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도 포함한다.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성에 초점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삼성전자 21.5%, LG화학 7.3%, 현대차 5.5%, 현대모비스 5.3%, SK하이닉스 4.4% 등을 편입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ESG투자전략 강화를 위해 주식리서치본부 내 ESG리서치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조만간 운용프로세스 전반에 ESG 평가를 필수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팀 외에도 ESG소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ESG 이슈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적합한 기업을 선별해 투자 유니버스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는 "올 한해 유례없는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전세계가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국형 뉴딜 정책을 비롯해 세계 각국 정부의 탄소 중립 선언 등 ESG투자, 특히 그린(환경) 테마의 장기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SG 관련 투자는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로도 그 투자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화자산운용이 출시한 ‘한화그린히어로펀드’는 출시 한달여 만에 설정액 100억원을 돌파하며 최근 ESG 투자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입증했다.

‘한화그린히어로펀드’는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전세계 각지의 핵심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저감에 도움이 되는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수소 등의 산업군이 주요 투자처다. 태양광(29.8%), 전기차(27.9%),  풍력(19.0%), 수소(5.9%), 완화적용(RE100)(4.4%)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으며, 순자산 규모는 126억원이다. 현재 이 펀드의 설정일 이후 클라스C 수익률은 13.55%다.

이 펀드는 국내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 그린뉴딜 핵심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의 범위가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소, 탄소포집설비, 대체육 등으로 확산될 수 있어 특정 산업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과 비교해 장기적으로 대응하기가 더 유리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은기환 한화자산운용 그로스운용팀 차장은 "전세계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투자은행들이 공통적으로 기후위험이 곧 투자위험이라고 인식하고, 탈석탄을 선언했고, 재생에너지로의 대규모 자본 재분배, ESG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 금융안정성이 훼손되고 자산가치의 불확실이 커질 수 밖에 없어 기후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투자이자 경제 문제이며 생존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은 또한 자체적으로 개발한 ESG 평가시스템을 활용해 투자에 적용한 '한화ESG히어로 펀드(채권)'를 지난달 초 출시했다.

한화자산운용이 개발한 ESG 평가 시스템은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의 시도로, ESG 전문 인력의 주도하에 개발된 자체 평가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상장사 뿐만 아니라 비상장 채권 발행사와 공기업까지 평가 가능한 것이 차별적이다.

특히 산업과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평가 문항과 스코어링을 구축해 효과적으로 위험과 이슈 관리와 수익과 안정성 제고는 물론 투자 프로세스로서 운용 전반에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1000여개 이상의 기업을 평가 및 운영하고 있다. 

최장원 한화자산운용 FI사업본부 본부장은 "정부 중심의 사회적 가치 및 책임투자 강조에 따라 ESG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국내는 10월 말 기준 발행된 ESG채권은 75조원에 육박했고, 2019년 대비 발행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해 안정성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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