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AI 활용 신약개발 시간·비용 절감 효과 ↑
제약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제약사들이 AI(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바이오 벤처 등과 협업이 한창이다. AI플랫폼을 활용해 신약후보물질 도출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을 줄이고, 의약품 개발 및 파이프라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제약공업협회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면 평균 10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이 3~4년으로 단축된다. 또 개발비용은 1조2000억원에서 절반 수준인 6000억원으로 절약된다.

신약 1개가 나오기 위해서는 1만개의 후보 물질을 검토해야 하는데, AI를 활용하면 한 번에 100만 건 이상의 논문 탐색이 가능해진다.

 

난치성 질환 AI 신약개발 기대

우선 우리들제약은 최근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공동연구원과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연구에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공동연구원은 바이오 융합 기술을 활용한 산업체, 대학, 병원, 연구소 간 협력 공동체다. 이에 정밀의료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바이오 신약 개발 및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우리들제약 AI∙빅데이터 활용 바이오신약 추진단은 "당뇨∙치매 등 각종 난치성 질환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 처방을 가능케 하는 정밀의료를 한 단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령제약 안재현 대표(왼쪽)와 퀀텀인텔리전스 최환호 대표가 지난 8일 체결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령제약 제공

 

AI플랫폼 접목...오픈이노베이션 활발

보령제약은 지난 8일 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퀀텀인텔리전스(QIC)’와 신약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QIC의 양자역학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할 계획이다.

QIC는 물리화학 기반의 3D 양자 계산 알고리즘을 적용한 AI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소세포성 폐암과 면역질환을 타겟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앞서 보령제약은 지난 6월에도 AI 딥러닝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파미노젠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은 2일 보로노이와 양사의 핵심 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STAT3 Protein Degrader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STAT3 타깃 저분자 항암신약 후보물질에 보로노이의 독자적인 단백질 분해 기술인 Protein Degrader(이하 프로탁, PROTAC)를 적용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차세대 혁신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2일 보로노이와 양사의 핵심 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STAT3 Protein Degrader 공동연구’ 조인식을 가졌다. JW중외제약 이성열 대표(오른쪽), 보로노이 김대권 대표가 기념촬영 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제공

 

STAT3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 전이 및 약제 내성 형성에 관여하는 다수의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전사인자)이다. JW중외제약은 STAT3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현재 상업화를 위한 비임상시험과 약물 생산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화합물 설계, 합성부터 임상 후보물질 도출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개발기간을 경쟁사에 비해 대폭 단축하고 있다. 또한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저분자 화합물 기반의 신약 개발 플랫폼인 프로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달 디어젠의 AI플랫폼을 활용해 난청치료제 신약물질 발굴을 위해 공동연구계약을 맺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에서 분사된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다.

디어젠이 자체 개발한 AI플랫폼을 활용해 선도물질 최적화 구조를 제안하면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이를 합성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디어젠은 AI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유전자 데이터로 질병타깃 및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화합물과 단백질의 결합을 예측해 약물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등의 AI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자사의 이온채널 플랫폼 기술에 디어젠의 AI플랫폼을 접목시켜 신약후보물질 도출에 소요되는 비용 및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신약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단계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국내외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에 AI활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매년 40%씩 성장해 2024년에는 40억달러(약 4조3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훈 기자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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