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250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대표적 가상통화(디지털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비트코인 1개(BTC)당 2500만원을 돌파했다.

이에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의 지위를 가질 날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이번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8일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26만9000원(1.09%) 오른 2501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한때 12% 이상 가격 급등세를 보이며 2576만8000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후 가격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은 다소 반납한 247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의 강세는 이어졌다. 글로벌 가상통화 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사성 처음으로 2만달러를 돌파하며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도 2만29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7년 가격 급등과 함께 '제2의 튤립버블'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비트코인이 불과 3년 만에 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화려하게 금융시장으로 복귀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이번 가격 상승이 과거와는 좀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2017년의 광풍과 2018년의 급속한 시장 위축을 생각해보면, 이번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일회성으로 그칠지 모른다는 예상도 많지만, 지금 상황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면서 "당시는 개인투자자들이 중심이 됐던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기관으로 그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델리티와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잇따라 디지털자산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그간 디지털자산과 관련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피델리티는 미국 뉴욕감독청(NYDFS)의 허가를 받고 커스터디(custody)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JP모건은 글로벌 가상통화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등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최대 은행인 싱가폴의 DBS가 가상자산 거래소인 DBS디지털거래소 런칭 계획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비트코인과 금 간에 대체화폐 지위를 둘러싼 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금과 비트코인을 유사하게 보는 밀레니얼 세대의 시각이 비트코인 가격의 장기 상승세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씨티은행 역시 비트코인을 '21세기의 금(Gold)'으로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1970년대의 금 가격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엔 31만8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연구원은 "이들(글로벌 금융사)의 공통된 입장은 VIP 고객과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 향후 디지털금융 발전 가능성을 생각하면 빠른 움직임이 필수라는 입장"이라며 "굴지의 글로벌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새롭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외에도 "유럽에서 비트코인 ETN이 출시됐으며, 미국에서의 비트코인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잇따른 시장 진출은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업계 내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의 사상최고치 경신을 의미있게 평가하고 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불안하지만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는 의미입니다"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금은 쓸모가 많아서 가치가 있다고 하고,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금이 비트코인보다 더 안전할까요?"라고 반문하며 "(금의 가격) 변동폭이 비트코인의 변동폭과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믿음'이 중요합니다. '신뢰'가 시장을 지탱해 줍니다"라며 "경제는 '수학'으로 포장된 '신뢰' 위에서 돌아갑니다"라고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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