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주니오(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8년 만에 아시아 축구 정상에 오르며 올 시즌 ‘더블(K리그ㆍFA컵 우승)’을 달성한 전북 현대보다 훨씬 많은 상금을 수확했다.

울산은 19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은 '골무원' 주니오(34)의 활약에 힘입어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1로 물리쳤다.

2012년 이 대회 첫 우승을 거뒀던 울산은 8년 만에 아시아 축구 챔피언 자리를 탈환했다. 올 시즌 K리그1(1부)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모두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한(恨)도 풀었다.

울산이 이번 대회를 통해 거머쥐게 되는 상금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조별리그 성적 5승 1무에 대한 수당(26만 달러)과 토너먼트 승리 수당 50만 달러, 클럽월드컵 참가 수당 기본 100만 달러, 우승 상금 400만 달러에서 AFC 드림 아시아 재단 활동 기금 5%(20만 달러)을 제외한 380만 달러까지 총 556만 달러(약 61억 원)에 달한다.

전북 현대가 수확한 K리그1 우승 상금(5억 원)과 FA컵 우승 상금(3억 원) 등의 합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울산이 받은 K리그1(2억 원) 및 FA컵(1억 원) 준우승 상금까지 계산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이번 우승으로 김도훈(50) 울산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울산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부임 첫해인 지난 2017년 FA컵에서 정상에 올랐으나 그 뒤로 시련이 계속됐다. 2018년 FA컵, 2019년 K리그1, 올해 K리그1, FA컵에서 4차례나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그러나 울산 선수단과 함께 한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울산은 K리그 팀으로는 지난 2016년 전북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울산은 이번 대회 전까지는 K리그에서 2회(1996ㆍ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2012년)와 FA컵(2017년)에서 1차례씩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K리그1에서는 무려 9차례(1988ㆍ1991ㆍ1998ㆍ2002ㆍ2003ㆍ2011ㆍ2013ㆍ2019ㆍ2020년)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리그 최다 준우승 기록이다. 구단의 명성과 자본력에 비해서는 우승과 많은 인연을 맺지 못했던 셈이다.

울산은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전반 45분 메흐디 압디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후 2골을 뽑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전반 49분 윤빛가람(30)이 획득한 페널티킥을 주니오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키커로 나선 주니오는 첫 슈팅이 상대 골키퍼 하메드 라크의 손에 맞고 흘러 나오자 곧바로 달려 들어가 재차 슈팅를 해 골망을 갈랐다.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울산은 한층 공격에 힘을 줬다. 2번째 골도 역시 주니오의 발끝에서 나왔다. 그는 후반 10분 상대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현영민(41) JTBC 축구 해설위원은 “대회 시작 때만 해도 팀 분위기는 사실 좋지 못했는데 9승(1무)을 하면서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며 “사실 저도 선수 시절 울산에서 20대 청춘을 보냈는데 울산 선수들이 다시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고맙다”고 감격해 했다.

윤빛가람은 경기 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는 대회 기간 4골 3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 힘든 상황을 극복해줬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승이) 너무 간절했다. 그런 마음들이 하나가 돼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울산은 대회 기간 경기당 2.3골을 올리며 총 23골을 기록했다. 화력도 막강했지만, 매너도 좋았다. 대회 후 페어플레이상까지 거머쥐면서 기쁨이 배가 됐다.

한편 울산의 우승으로 K리그 역시 활짝 웃었다. K리그 구단의 ACL 우승 횟수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총 12회로 AFC 가맹국 리그 중 가장 많다. 그 뒤로는 일본(7회)과 사우디아라비아(5회) 순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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