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약개발, 코로나19 치료제, 화장품·건기식 등 개발 다양
셀트리온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 /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체 연구소 설립·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약개발이나 신성장 사업 추진 등 각사마다 설립 목적도 제각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3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2조6939억원 규모로 2018년과 비교해 7.6% 증가했다.

 

제약·바이오사 R&D 투자·연구소 협력 활발

우선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에 셀트리온 생명공학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신약 후보물질 탐색,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세포주 개발 및 발현, 바이오의약품 대규모 생산 등 바이오 산업 전 과정에 걸쳐 축적한 연구 역량 및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한 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26.9%로 국내 제약·제약 바이오사 중 최고 수준이다. 전체 임직원의 33%에 해당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R&D전문인력도 갖추고 있다.

셀트리온은 또 지난달 제3공장 및 글로벌 생명공학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 건립을 본격화했다. 향후 제품 다양화를 고려해 다품종 생산 및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6만 리터 규모 바이오의약품 제3공장을 건립하고, R&D와 공정개발 및 임상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원스톱’ 대규모 연구센터를 신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총 5000억원을 투입한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제공

 

GC녹십자는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위해 지난 1984년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과학기술처의 승인을 받아 설립된 제1호 순수 민간 연구재단법인이다. 이 연구소는 각종 질병의 예방과 진단, 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개발함으로써 국민 보건 향상과 생명공학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1988년 개발한 유행성출혈열 백신 ‘한타박스’,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수두백신’, 그리고 2009년 ‘신종플루 백신’이 대표적인 성과다.

GC녹십자는 지난 3월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국책과제 공모에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함께 지원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개발 과제는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과 ‘코로나19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이었다.

이밖에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지난달 ‘2021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연구과제’ 공모를 실시했으며, 혈우병 항체치료제, 항암신약 개발 등에도 힘쓰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그린바이오’에 주목, 생명공학 분야 유망 벤처 바이오앱, 북경한미 연구소 등과 협력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항암신약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 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18.8% 수준으로 제약사 중에는 탑이다.

한미사이언스와 바이오앱은 ‘그린백신’이라고도 불리는 식물 기반 바이오 제품의 국내외 시장에 대한 공동 개발 및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 특히 양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코로나19를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그린 백신 개발 및 사업화에 대해 공동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첫 번째 시장으로 중국을 선정, 중국 농업 과학원 류더후 교수팀과 대사 질환 관련 신약 후보 물질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그린 바이오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중국농업과학원은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 실험에 필요한 전임상 연구를 공동 완료하고 임상 과정에서도 북경한미 연구소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밝혔다.

 

연구소 설립 통해 글로벌 역량 강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

중국 시장 국내 첫 종합영양수액(TPN) 라이선스-아웃에 성공한 JW홀딩스는 일찌감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수액전문 연구소를 설립했다.

수액 생산 전문 자회사인 JW생명과학은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수액 전문 연구소(현 HP연구센터)를 개설했다. 또 2006년에는 연간 1억 3000만 백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Non-PVC 수액제 전용공장을 충남 당진에 준공했다.

이를 토대로 JW홀딩스는 중국 뤄신제약그룹의 자회사인 산둥뤄신제약그룹(이하 산둥뤄신)과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제 위너프에 대한 ‘기술수출 및 공급 계약’을 지난 10월 체결했다.

이번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JW홀딩스는 산둥뤄신으로부터 반환 조건 없는 선(先) 계약금 500만 달러(약 56억원)와 개발,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최대 3400만달러(약 384억원) 등 총 3900만달러(약 440억원)를 순차적으로 받게 된다. 또 허가 이후에는 산둥뤄신의 중국 내 순 매출액에 따라 로열티도 추가로 받게 된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 /한국콜마홀딩스 제공

 

한국콜마홀딩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집중, 사업화에 나섰다. 올해 8월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 ‘바이옴 연구소’를 연 데 이어 마이크로바이옴 유망 벤처들과 잇따라 물질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염증, 호흡기 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까지 확대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 7일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벤처인 MD헬스케어와 신약 후보물질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고바이오랩과 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업 간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제품 개발의 효율성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군집과 유전체의 합성어로 인간, 동·식물, 토양, 해양 등에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 집단을 의미한다. 이 미생물 집단에는 수많은 유전체 정보가 들어있어 '제2의 게놈(genome; 유전정보)'으로도 불린다.

김수진 한국콜마 바이옴 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시장”이라며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전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소재 연구를 본격화해 신소재, 신기술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으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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