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최근 안방극장에 여러 연기돌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기돌(연기자+아이돌)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았다. 실력이 아닌 단순한 인지도로만 비중 있는 역할을 꿰찬다고 생각했기 때문.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도 있어 다른 의미로 연일 화제에 오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주·조연을 맡아 활약하는 연기돌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 액션 연기 '눈길'

먼저 김세정은 OCN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를 잡는 카운터 계의 인간 레이더 도하나로 분하고 있다.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히어로물. 극 중 김세정은 도하나로 분하면서 그동안 대중에게 보여줬던 밝은 이미지를 걷어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판타지적 요소가 많고 액션 연기도 자주 소화해야 하지만 흠 잡을 데 없이 잘 해내고 있다. 목이 졸리거나 벽에 부딪히는 액션 연기를 선보일 때도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20일 방송된 '경이로운 소문' 8회는 전국 기준 평균 9.3%, 최고 9.9%를 기록했다. 이는 OCN 첫 9%대 시청률인 동시에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두 자릿수 시청률을 곧 앞두고 있어 앞으로 남은 방송에 대한 기대 또한 높다.

tvN '낮과 밤'에서는 설현이 서울지방경찰청 특수팀 소속 경찰이자 열혈 경찰인 공혜원으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낮과 밤'은 현재 일어나는 사건들과 연관 있는 28년 전 하얀밤 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는 예고 살인 추리극이다. 극 중 여러 인물들이 각각의 사건이나 상황에 따라 범인으로 의심을 받고 각자의 시선에 맞춰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한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다소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설현이 사건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더불어 설현은 '낮과 밤'에서 모든 회차 크고 작은 액션신을 소화하고 있다. 상대와 합을 맞춰야 하는 액션뿐만 아니라 폭파나 전복 등으로 인한 맨몸 액션까지 선보이며 다채로운 액션 장르를 구사하고 있다. 

■ 달달한 로맨스로 '심쿵'

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여신강림'에서는 차은우가 주연 이수호로 분해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수호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자존감 회복 로맨틱 코미디다. 누적 조회수가 40억뷰를 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미 원작이 있기 때문에 드라마로 그려졌을 때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을 그릴 수 있을가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지만 차은우는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 드라마가 초반이기 때문에 인물들 간의 관계 형성을 이제 막 시작했지만 벌써 높은 케미스트리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JTBC '라이브온'에서는 황민현이 완벽주의자이자 서연고 방송부장인 고은택으로 최병찬이 단순하지만 순수함의 결정체인 김유신으로 분해 활약하고 있다.

각각 냉철한 매력과 대형견 같은 성격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각기 다른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다.

황민현은 냉철한 캐릭터이지만 정다빈에 대한 마음을 깨닫고 난 후에는 고백까지 바로 하는 직진남의 매력을 선보였고 최병찬은 극 중 지소현(양혜지)를 짝사랑하는 역할을 특유의 해맑은 에너지로 소화해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 또 다른 성장캐 예고

앞서 영화 '공조' '엑시트', tvN 'THE K2', KBS '총리와 나' 등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은 윤아는 JTBC '허쉬'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극 중 윤아는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생존형 인턴 기자 이지수로 분하고 있다. 드라마가 아직 4회까지밖에 방송되지 않아 윤아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방송 말미 이지수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질 것이 예고됐다. 이지수가 한준혁(황정민)과 과거의 악연을 딛고 진짜 기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 화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윤아는 이번 작품에서 당찬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목소리 톤을 낮추고 명확한 대사 전달에 신경을 써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더불어 섬세한 눈빛과 눈물 연기로 캐릭터의 숨겨진 감정선을 잘 살리고 과감하게 단발로 스타일까지 변신하며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김세정부터 설현, 차은우, 황민현, 최병찬, 윤아까지 여러 연기돌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고 하면 연기력 논란 꼬리표가 붙을 거라고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도 많아져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라며 "가수로서 활동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멤버 한 명을 연기 포지션으로 정해놓지 않고 여러 멤버들이 연습생 때부터 연기 수업을 받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사진=tvN, JTBC, OCN 방송 화면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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