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극장 성수기로 불렸던 연말에도 신작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23일 개봉한 ‘원더 우먼 1984’(원더우먼 2)가 유일한 신작인 가운데 관객들에게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명작 멜로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재개봉하며 빈집털이에 나섰다.

■ 명작 멜로들, 연말 극장 장식

'라라랜드' '비긴 어게인' 포스터.

‘러브 액츄얼리’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해 지난 16일 재개봉했다. 사랑을 시작하고 사랑에 아파하며, 또 사랑으로 하루를 보내고 내일을 맞이하는 모든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를 선사하는 윈터 시그니처 무비다.

지난 11일 돌비 시네마로 재개봉한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는 오는 31일 또 관객과 만난다. 지난 17일 재개봉 콘셉트로 오픈한 CGV 별관(별★관)에서 상영된다. CGV 측은 “‘새로운 시작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는 테마로 31일부터 ‘라라랜드’ ‘비긴 어게인’을 전국 34개 CGV 별관에서 상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선정된 2편의 작품은 관람 후 흥얼거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OST가 있는 음악영화로, 귀로 즐기며 노래로 기억되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관람객들에게는 선착순으로 ‘라라랜드’ 엽서 세트와 ‘비긴 어게인’ 2021년 캘린더도 증정할 예정이다.

‘라라랜드’는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 서로의 무대를 완성해가는 배우 지망생(엠마 스톤)과 재즈 피아니스트(라이언 고슬링)를 통해 꿈을 좇는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뮤직 로맨스다. 첫 재개봉 당시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관객들이 뽑은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에 오를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은 영화다.

2014년 국내 개봉 당시 346 만 명의 관객을 모은 ‘비긴 어게인’은 스타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와 스타 남친을 잃은 싱어송라이터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룬5 애덤 리바인이 부른 OST까지 국내 음원 순위를 석권하며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오겡끼데스까’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킨 클래식 멜로 ‘러브레터’도 23일 개봉했다. 첫 사랑에 대한 기억을 일본 특유의 감성으로 서정적이며, 아름답게 묘사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으로 겨울의 대표 클래식 무비다.

중국 거장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인 ‘화양연화’ 역시 크리스마스를 맞아 24일 20년 만에 재개봉했다. 4K 리마스터링 된 작품으로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사랑과 이별에 관한 걸작으로 불리는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은 한날한시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장만옥)과 차우(양조위)의 첫 만남부터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 계단에서 닿을 듯 말 듯 스치는 모습까지 반복된 우연이 쌓여 인연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 재개봉 열풍..관객들 갈증 해소 역할도

영화 '러브레터' 포스터.

 코로나19 시대 속 신작 개봉이 확연히 줄어들며 재개봉 영화 수가 급증한 지 오래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세계에 유행처럼 처음 번졌을 때 재개봉한 영화는 62편으로 전월에 비해 36편 증가했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신작 부재 속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재개봉 역시 대표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기획전’을 통해 인기 영화들을 재상영하며 관객들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재개봉작의 경우 이미 판권이 있는 영화인만큼 비용 면에서도 큰 부담이 없다.

특히 명작의 경우 현재 상영작보다 좌석 점유율이 높다. CGV 커뮤니케이션팀 황재현 팀장은 “재개봉 콘셉트로 오픈한 별관의 경우 일반관보다 객석 점유율이 높다”며 “볼만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는 여전하다. 재개봉 콘셉트의 특별관에서 보지 못했던 영화를 코로나19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관객들의 호응이 객석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이어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수급만 할 수 있다면 당연히 상영해야 한다고 본다”며 “관객이 볼만한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고 관객들이 남긴 댓글이나 추천작을 반영해서 새로운 테마를 계속 구성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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