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위쪽)과 방탄소년단./한국스포츠경제DB.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최지연 기자]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예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을 미루는가하면 방송 촬영지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비상사태가 되기도 했다. 가수들 역시 컴백을 미루고 공연을 취소하는 등 예년과 다른 상황에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일이 허다했다. 비록 코로나19를 피해갈 수는 없었지만 이슈는 다양했다.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최다 부문 수상부터 그룹 방탄소년단의 미국 빌보드 핫 100 석권까지 기쁜 소식도 가득했다. 한스경제 엔터산업부 기자들이 올 한 해를 장식한 뉴스를 한 데 꼽아봤다.

#기생충 오스카상 싹쓸이

2020년 초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영화 ‘기생충’. 지난 2019년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 수상.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을 상을 받은 영화에 이름을 올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으나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기생충’이 처음.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써. 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받은 일도 처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도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 이후 64년 만. ‘기생충’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할리우드에서 자막의 장벽과 국경을 넘어선 작품.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영화계

CJ CGV.

‘기생충’으로 한국영화가 K-무비의 위상을 알렸지만 영화계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관객수 급감, 극장 매출 하락, 신작 개봉 연기 등 직격탄 피해가지 못해.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가결산’ 발표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극장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조2294억 원 감소한 4980억원 기록.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년 동월 대비 가장 큰 감소율인 4월의 93.4%를 2019년 12월 극장 매출액에 적용한 2020년 12월 매출액 추정치는 123억 원. 이 값을 더한 올해 극장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1조 4037억 원) 감소한 5103억 원으로 추정돼. 관객수 급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신작 개봉 연기 등으로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한 극장이 2021년 새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

#넷플릭스로 간 영화들

영화 '승리호' 스틸./넷플릭스 제공.

예년같지 않은 극장가의 풍경에 넷플릭스로 발을 돌린 영화들이 줄 이어. 지난 4월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와 갈등 끝에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를 택한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송중기의 240억 SF 대작 ‘승리호’ 박신혜와 전종서의 ‘콜’,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 등이 넷플릭스 공개 택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넷플릭스를 소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잇기 때문.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넷플릭스 올해 1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는 1577만 명 더 증가. 당초 넷플릭스는 1분기 신규 가입자 수를 약 700만 명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가입자는 이를 넘어서. 넷플릭스 공개 예정인 작품들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 황정민 하정우의 ‘수리남’, 김혜수의 ‘소년심판’, 전지현의 ‘킹덤: 아신전’, 박보검 수지 탕웨이의 ‘원더랜드’ 등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

#김기덕 감독 사망

김기덕 감독./한스경제DB.

김기덕 감독이 지난 11일 라트비아 현지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 향년 60세. 김 감독은 신부전(콩팥기능상실증)과 코로나19가 겹치며 건강이 매우 악화돼. 김 감독은 새 영화를 만들기 위해 라트비아에서 머물고 있던 상황. 김 감독은 2018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후 그 해 말부터 해외에서 주로 생활해 왔던 바. 지난해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 영화 ‘디졸브’를 개봉하기도. 유족은 코로나19 상황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된만큼 현지 대사관에 장례 절차 맡겨. 고인은 세계 3대 영화제로꼽히는 칸·베니스·베를린에서 수상한 유일한 한국 감독.

#스타 결혼

소지섭(왼쪽)과 조은정.

 

올 한 해는 유독 스타들의 결혼 소식이 이어지기도. ‘공공재’로 불렸던 소지섭과 이연희, 강소라, 류승범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결혼 알려. 소지섭은 지난 4월 아나운서 출신 조은정과 결혼. 소지섭은 4월 7일 “제가 오늘로 인생의 반려자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며 ”4월 7일, 법적인 부부의 연을 맺고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더 책임감 있는 배우 소지섭으로서 인사드리려고 한다“고 밝혀. 류승범은 지난 6월 결혼과 출산 소식을 동시에 알리기도. 6월 22일 소속사 측은 ”류승범의 여자친구가 지난 주말 딸을 출산했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밝혀. 류승범은 이보다 열흘 전인 6월 11일 결혼 소식을 전한 바. 류승범과 3년 간 교제한 여자친구는 10세 연하의 슬로바키아인. 이보다 앞서 이연희 역시 6월 2일 결혼. 서울 모처에서 연상의 비연예인 연인과 결혼식 올려. 가족 및 친지 등만 참석했으며 언론 등 외부에는 비공개로 진행돼. 앞서 이연희는 지난 5월 15일 팬카페에 자필 편지로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 결혼한다. 조심스러운 시기이기에 간소하게 예식을 치르며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맞이하려고 한다”며 결혼 소식 직접 전한 바. 강소라는 8월 연상의 비연예인과 결혼 발표. 이후 11월 19일에는 “강소라에게 감사하게도 새 생명이 찾아왔다”며 “현재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안정을 취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태교에 임하고 있다”고 임신 소식 전하기도.

# 트로트 열풍

'미스터트롯2' 포스터.

 

지난해 TV조선 '미스트롯'에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지기도. 올해 초 '미스터트롯'이 35.7%라는 이례적인 시청률과 문자 투표 폭주로 최종 발표가 보류되는 초유의 사태를 기록하며 막을 내려. 지난해 '미스트롯'이 송가인이라는 대세 스타를 탄생시킨 데 그쳤다면 '미스터트롯'에서는 진(眞)을 차지한 임영웅을 필두로 선(善) 영탁, 미(美)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 결승전에 오른 톱7과 나태주, 노지훈, 김수찬, 김승민 등 여러 출연자가 인기를 얻으며 모두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으며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 구축. 방송이 끝난 후에도 이들의 인기 이어져. 톱7을 필두로 한 예능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학당'은 연일 시청률 고공 행진을 기록했고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보장하는 '미스터트롯' 출연진을 섭외하기 위한 여러 예능 프로그램의 러브콜 계속 돼. 광고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톱7을 모델로 기용하며 팬심 잡기에 나선 것. 특히 임영웅의 경우 올 한 해 동안 찍은 광고만 16개. 광고 종류도 자동차부터 치킨, 피자, 의류, 정수기, 임플란트, 화장품 등으로 다양. 이후 여러 방송사에서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을 새롭게 론칭하며 관심 모아. SBS는 '트롯신이 떴다'를 MBC는 '최애엔터테인먼트'와 '트로트의 민족', MBN은 '보이스트롯'과 '트롯파이터' KBS는 '트롯 전국 체전' 등을 선보여.

# 박지선 사망

박지선./연합뉴스.

 

올 한해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개그우먼 박지선의 사망. 11월 2일 오후 1시 40분쯤 박지선은 서울 마포구의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 이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박지선의 부친이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미 둘 다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을 검토했으나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고 유서 성 메모가 발견된 점으로 보아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 가능성이 낮고 유족의 의사를 존중해 부검을 하지 않기로 해. 박지선의 모친이 유서를 남겼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지난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지선은 이후 KBS2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18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희극인상, SBS 연예대상 러브FM 부문 라디오 DJ상 등을 수상했고 사망 직전까지 각종 쇼케이스와 제작발표회, 팬미팅 MC로 활약하기도.

# 방탄소년단 빌보드 '핫 100' 1위

 

올해 방탄소년단은 K팝의 새 역사 써. K팝 아티스트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를 올킬한 것.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7(MAP OF THE SOUL:7)'을 발매하며 활동을 시작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부분의 활동이 무관중, 비대면 형태로 진행. 통산 네 번째로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예정된 프로모션 활동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것. 게다가 지난 4월부터 예정됐던 스타디움 월드 투어 '맵 오브 더 소울 투어(MAP OF THE SOUL TOUR)'까지 전면 취소돼 전 세계 팬들은 물론 방탄소년단 멤버들까지 아쉬움 남겨.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시국에 활력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아 선보인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통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쾌거 달성. K팝 가수 최초의 기록.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과 '핫 100' 1위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한국 가수 돼. 방탄소년단은 2주 연속 '핫 100' 차트 1위를 지킨 데 이어 오랜 기간 빌보드 '핫 100' 차트 최상위권에 이름 올려. 또한 지난 11월 발매한 앨범 'BE(Deluxe Edition)'이 '빌보드 200' 정상에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이 '핫 100' 차트 정상에 오르며 또다시 저력 입증. 빌보드 역사상 한글 가사로 이루어진 곡이 '핫 100' 차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62년 차트 역사상 최초일 뿐만 아니라 같은 주에 '핫 100'과 '빌보드 200' 두 메인 차트에 동시 1위로 진입한 그룹은 방탄소년단이 유일.

# 부캐 열전

싹쓰리./MBC 방송화면.

 

부캐(부 캐릭터)의 인기도 계속 이어져. 지난해 유재석을 유산슬, 유고스타 등으로 변신시켰던 MBC '놀면 뭐하니?'가 올해는 유재석을 라섹, 유르페우스, 닭터유 등으로 변신시켰고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이효리를 린다G, 비를 비룡, 유재석을 유두래곤으로 선보여. 또 다른 그룹 프로젝트인 환불원정대에서는 엄정화를 만옥, 이효리를 천옥, 제시를 은비, 마마무 화사를 실비로 변신시켜. 여기서 유재석은 환불원정대 소속사 '신박기획'의 프로듀서 지미유로 변신했고 정재형과 김종민은 각각 정봉원, 김지섭으로 변신해 환불원정대의 매니저로서의 모습 보여주기도. '나 혼자 산다'에서는 특집으로 선보였던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가 스핀오프 예능으로 론칭 되면서 박나래가 조지나, 한혜진이 사만다, 마마무 화사가 마리아로 변신. '나 혼자 산다'가 방송된 후 심의에 맞춰 편집된 '여은파' 순한맛이 방송됐고 유튜브에서는 그보다 자극적인 '여은파' 매운맛을 선보이며 다양한 버전으로 웃음 선사.이밖에 김신영이 둘째이모 김다비, 신봉선이 캡사이신으로 새로운 부캐 활동을 시작하기도. 부캐를 콘셉트로 한 엠넷 '부캐선발대회'도 론칭. 이 프로그램에서 그룹 비투비 서은광과 이창섭은 금도끼 은도끼로 송해는 아리송해, 유키스 수현을 수현OPPA, 탁재훈과 이지훈을 아이니쥬로 변신시킨 바 있어.

# 주진모 휴대폰 해킹

주진모(왼쪽)와 하정우./한국스포츠경제DB.

 

올 1월에는 배우 주진모, 하정우 등 유명 연예인의 휴대전화가 해킹 당하는 사건이 발생. 당시 주진모의 소속사 화이브라더스는 "최근 주진모의 개인 전화가 해킹됐고 연예인이란 이유로 사생활 침해 및 개인 자료를 언론사에 공개하겠다는 악의적인 협박과 금품 요구를 받고 있다"라며 법적 대응 의사 밝혀. 이후 논란이 커지면서 주진모의 해킹 피해와 관련된 메시지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게시물이 온라인상에 확산됐고 네티즌이 대화 상대로 의심되는 연예인을 추측하면서 2차 피해 발생. 다행히 지난 4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주진모를 협박한 박 모 씨와 김 모 씨를 공갈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구속 송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은 일단락.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2~3개월간 보이스피싱 구조로 연예인 8명의 휴대폰을 해킹해 협박한 후 총 6억1000만 원의 금품 갈취. 재판에 넘겨진 박 모 씨 일당은 지난 9월 1심에서 실형 선고 받아. 이 과정에서 주진모뿐만 아니라 배우 하정우도 이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8명의 연예인 중 협박범들에게 금품을 건넨 이들은 5명으로 알려졌으며 주진모와 하정우는 금품을 건네지 않은 3명에 포함.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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