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이시영이 또 한 번 여전사의 기질을 뽐냈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전직 특수요원이자 소방관 서이경 역을 맡아 액션은 물론 남편을 잃은 캐릭터의 슬픔까지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시영은 극 초반 괴물과 추격전을 벌이고 결투하는 장면에서 맨몸 액션을 선보여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탄탄한 등근육과 군살을 찾아볼 수 없는 복근을 선보인 그는 체지방을 8%까지 감량하며 공을 들였다. 괴물이 되지 않고 끝까지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이경의 모습은 이시영의 노력으로 화면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를 연기한 이시영은 “작품에서 그리는 인간다움에 대한 메시지가 서이경을 통해 그려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작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인데 부담은 없었나.

“원작을 정말 재미있게 봤던 만큼 이경이 왜 필요한 인물인지 이응복 감독님에게 많이 물어봤다. 감독님이 정말 많은 설명을 해줬는데 이 시리즈에서 내가 담당한 게 있다고 했다. 이경이라는 캐릭터를 만든 이유가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라는 점도 있지만 이경이 ‘스위트홈’을 나가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도 있다. 이경이 ‘스위트홈’의 세계관을 넓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

-맨몸 액션신을 위해 체지방을 엄청나게 감량했다. 준비 과정이 궁금한데.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액션은 했지만 노출은 처음이었다. 근육이 확연히 보이는 장면이라 시간을 오래 두고 준비하려고 했다. 먼저 근육을 키우기 위해 벌크업을 했다. 벌크업을 할 때는 굉장히 많이 먹었다. 배도 안 고픈데 많이 먹어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후 전신운동을 꾸준히 했다. 신체의 어느 부위가 나올지 몰라 골고루 했다. 내가 원래 했던 운동량보다 훨씬 많이 했고 촬영 2주 전부터는 잘 먹지 않았다.”

-서이경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나.

“굉장히 외로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람(남편)을 잃게 되면서 세상이 멸망한 것과 비슷하다고 느낀 캐릭터다. 그렇게 힘든 와중에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직업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에 인간으로서 이기적으로 구는 면도 있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인 느낌은 외롭고 슬픈 사람이었을 것 같다.”

-이응복 감독은 ‘괴물은 과연 무엇인가'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촬영하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나 깨달은 점이 있다면.

“‘스위트홈’이 별반 현실과 다르지 않다는 점? 인간이지만 괴물보다 더 못한 인간들이 있기 때문에 때문에 디스토피아적인 측면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 대한 슬픔과.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으로 살고 죽어야 한다는 메시지에 대한 말씀을 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나 역시 느꼈던 점이 많았다. 욕망으로 괴물이 발현된다고 해서 나쁜 것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괴물들을 보면서 많이 와닿았다.”

-그린홈 주민들은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과 달리 주체적이다. 약한 모습으로 소비되지 않는 여성 캐릭터들의 조합에 만족스러웠나.

“감독님의 디렉션이 있었지만 한 명도 약한 캐릭터는 없던 것 같다. 사실 재난 상황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누구나 충분히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극대화적인 효과를 누리려면 극 중 어린 수영이가 동생 영수를 지키듯 상대적으로 육체적으로 힘이 약한 캐릭터들이 강한 모습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액션배우 이미지로 국한될까봐 걱정되지 않나.

“내게 이런 이미지가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다. 아주 예전에는 잠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액션연기를 좋아하는 만큼 좋아하는 것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나아가 더 발전된 액션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트럭 액션신을 본 해외 팬들이 ‘매드맥스’ 샤를리즈 테론과 비교하기도 했다. ‘한국의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원작이나 이런 건 참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샤를리즈 테론을 좋아하긴 하지만 ‘스위트홈’을 위해 참고한 건 없었다.”

-평소 크리처물을 즐겨 보나. 기존 장르물과 다른 ‘스위트홈’의 매력은.

“어떤 장르든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다. ‘스위트홈’의 매력은 욕망의 발현이라고 본다. 욕망이 괴물로 발현되는 게 흥미롭고 이런 장르는 처음인 것 같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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