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산 진단키트 누적 수출액, 연내 3조원 돌파 전망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국산 진단키트가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의 도전 역시 계속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국산 진단키트 누적 수출액은 22억7200만 달러(약 2조4900억원)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액 2억1663만 달러(약 2375억원)의 10배를 넘어 선 것으로, 연내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진단키트를 개발·수출하면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진단키트의 신속성과 정확성 등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해외로부터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5월 말 기준 식품의약품 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수출용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는 73개였지만, 지난 11월 말 221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수출 국가도 170여개 국가로 진출한 상황이다.

 

씨젠, 매출 1조 달성할까

올해 진단키트 수출을 이끈 대표적인 기업은 씨젠이다. 현재 씨젠은 국내를 포함해 미국, 유럽 등 70여 개국에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씨젠은 지난 3분기에만 3269억원의 매출을 달성, 지난 1~3분기 누적 매출 6835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187억원으로 지난 3분기에만 영업이익 2099억원을 기록했다. 씨젠이 지난 201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총 영업이익이 약 12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인 올플렉스는 지난 2월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코젠바이오텍에 이은 두 번째 승인이었다. 또한 씨젠은 지난 9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동시진단 제품을 출시하며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씨젠은 4분기 실적에 따라 매출 1조원 달성도 예상되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유럽 지역 수요 증가와 함께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20%가량 증가했다”며 “4분기에는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각종 호흡기 질환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동시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GC녹십자엠에스 제공

 

GC녹십자엠에스, 연 매출 3배 규모 수출 계약

씨젠 외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진단키트 시장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우선 GC녹십자엠에스는 연간 매출의 3배가 넘는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 ‘GENEDIA W COVID-19 Ag’를 미국 시장에 수출한다.

GC녹십자엠에스는 미국의 진단키트 전문 도매유통 파트너사인 MCA파트너스를 통해 2억6400만 달러(약 2904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941억원) 대비 309%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번 수주물량은 6000만 테스트 분량으로 앞으로 1년간 미국에 공급된다. 본격적인 판매는 현재 검토가 진행 중인 수출 계약 제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EUA)이 나오는 대로 시작한다.

‘GENEDIA W COVID-19 Ag’는 항원-항체 결합 반응을 활용해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현장에서 10분 이내에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별도의 진단장비 없이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감염여부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안은억 GC녹십자엠에스 대표는 “이번 계약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최대 수요 지역이면서 까다로운 승인 절차가 요구되는 미국 시장에 대한 도전”이라며 “단기간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 지역을 유럽 여러 국가로 확대해 온 노하우를 활용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의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GC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 ‘GENEDIA W COVID-19 Ag’가 독일, 스위스, 폴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시장에서 2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말 첫 수출이 개시된 이후 한 달 여만의 기록이다.

GC녹십자엠에스의 이러한 성과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통합 플랫폼을 갖춘 점도 수출에 강점으로 작용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항원·항체·분자진단키트 각각 2종씩 총 6종이 수출 허가를 받아 의료 인프라가 갖춰진 선진국은 물론, 의료 접근성이 비교적 낮은 개발도상국까지 다양한 의료 환경에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디아트러스트.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민감도·특이도 최고 수준 정확도 확보

셀트리온, 2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신속진단 항원키트 미국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도 이달 2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신속진단 항원키트 미국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계약을 통해 체외진단 전문기업 휴마시스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항원신속키트 '디아트러스트(Celltrion DiaTrust™ COVID-19 Ag Rapid Test)'를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 뉴욕 소재 진단키트 및 개인보호장비 전문 도매유통사 '프라임 헬스케어 디스트리뷰터스(이하 프라임 헬스케어)에 독점 공급한다.

셀트리온USA는 지난달 프라임 헬스케어와 21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항원신속키트 '샘피뉴트'에 대한 미국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대량 생산을 위한 추가적인 설비 확충에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 수요에 보다 즉각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디아트러스트에 대한 신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샘피뉴트를 공동 개발한 셀트리온과 진단기기 전문업체 비비비 사이의 계약은 해지됐다.

프라임 헬스케어는 현재 진행 중인 디아트러스트의 미국 FDA의 긴급사용승인 상황에 맞춰 미국시장에 대한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디아트러스트는 코로나19에 강하게 결합하는 셀트리온 항체를 적용해 바이러스의 특이 표면 항원을 인식하는 제품으로, 감염 여부를 15분 이내에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추가 진단장비 없이 진단 후 감염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민감도와 특이도 모두 최고 수준의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임상 결과 민감도는 전향 샘플에서 100%, 후향 샘플에서 94.3%를 나타냈고, 특이도는 100%를 기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특히 조기 진단을 통한 항체 치료제 CT-P59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한 끝에 이번 디아트러스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 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코로나19 진단기기 시장 규모는 198억 달러, 한화 약 2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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