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차인표' 포스터./넷플릭스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깨고 ‘밈’(meme, SNS에서 유행하는 패러디물)을 자처하며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비는 지난 2017년 발매한 ‘깡’이 밈의 대상이 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최근 자신의 이름을 건 영화 ‘차인표’로 돌아온 배우 차인표 역시 밈을 자처하며 틀에 박힌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이미지 마음껏 변주”..차인표, 틀 깨기 위한 도전

영화 '차인표' 스틸./넷플릭스 제공.

차인표는 최근 진행된 영화 ‘차인표’ 제작보고회에서 “스스로 내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실 여전히 차인표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1994년 방영된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 속 재벌남 강풍호다. 검은 가죽점퍼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며 멋지게 등장한 강풍호를 보고 백화점 매장에서 일하는 이진주(신애라)는 첫 눈에 반한다. 당시 데뷔 2년 차였던 차인표는 이 드라마로 스타덤에 오르게 됐다. 터프하고 강인하며 반듯하게 잘생긴 외모로 주목 받았지만 이후에도 ‘강풍호’는 차인표를 따라다니는 이미지로 각인돼 버렸다.

차인표는 이후 ‘홍콩 익스프레스’(2005)에서 양치질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나 그의 이미지는 ‘분노’ 시리즈로 희화화되며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생산됐다.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다던 차인표는 ‘차인표’를 통해 완전히 망가진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전국에 ‘차인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차인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그의 이미지를 마음껏 변주해 실제와 가상을 오가는 신박한 기획과 웃음이 섞인 코미디 영화다. 영화의 시놉시스만 봐도 차인표가 얼마나 자신을 내려놓고 촬영했는지 짐작케 한다.

차인표는 영화에서 한물간 왕년의 대스타 차인표 역을 맡았다. 샤워하다 알몸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연기했다.

차인표가 자신의 연기를 코믹하게 재현한 이유는 틀에 박힌 이미지를 깨기 위함이다. 5년 전 처음 ‘차인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현실부정을 하며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 극심한 정체기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차인표는 “5년이 흐르는 동안 내 현실이 영화처럼 됐다. 극심한 정체를 맞았다”며 “꽁꽁 갇혀버린 차인표의 매트릭스에 갇힌 느낌을 푸려면 이 영화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동규 감독은 “차인표 형님이 ‘분노’ 시리즈 이후로 약간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는데 이 영화 이후 차인표 ‘밈’이 유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 솔직+쿨한 대처..대중의 호감 요소

유재석, 이효리, 비로 구성된 싹쓰리./

스스로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대중과 진솔한 소통에 나선 차인표처럼 올해 상반기 비 역시 고정된 틀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바 있다.

앞서 비가 2017년 발매한 앨범의 타이틀곡 ‘깡’은 당시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3년이 흐른 올해 상반기부터 인터넷에서는 ‘깡’을 희화화한 ‘밈’이 인기를 끌었다. 비는 자신이 공들인 노래대중들 사이에서 희화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쿨한 모습을 보여 오히려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었다. 5월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1일1깡’이 유행 현상에 대해 “앞으로 ‘1일3깡’ 하시라”며 대인배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또 10년 차 팬이 비에게 전하는 ‘시무 20조’를 들은 후에는 “‘꾸러기 표정’과 화려한 조명은 절대 포기 못한다”며 타협을 제안하는 둥 쿨한 대처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 ‘깡’의 안무가 과했다는 점, 시대착오적이었다는 지적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호감을 샀다. 이후 유재석, 이효리와 함께 결성한 혼성듀오 싹쓰리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으며 쉴 틈 없이 바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를 2000년대 솔로스타로 만들어준 박진영과 함께 31일 듀엣곡 ‘나로 바꾸자’를 발매한다.

솔직하고 쿨한 대처와 과거에 안주하지 않는 행동이 스스로의 이미지를 깨뜨리며 다시 인기를 얻는 역할을 한 셈이다. 차인표 역시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오늘이 내 전성기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열심히 행복하게 살려한다”는 말이 차인표의 새로운 전성기를 기대케 한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