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체적이고 명확한 예방률 필요” 지적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영국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긴급승인 시기를 미뤘다.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지난해 12월30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해 “모든 것이 잘 될 경우 미국 내 긴급사용은 아마도 4월 중 허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 백악관이 기존에 예상했던 승인 시점보다 최소 두 달 미뤄진 것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승인 예상 시점을 미룬 이유는 해당 백신 효과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1회 투여분의 절반을 우선 접종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추가 접종해야한다.

이렇게 두 번을 접종하고 나면 예방 효과가 90%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연구진의 실수로 일부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1회분의 절반만 투여한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평균 예방률도 70.4%로 예방률이 95%에 달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나 94.5%에 달하는 모더나 백신보다 낮다.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한 백신은 예방률이 95%인데 다른 백신은 ‘X퍼센트’(미지수)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임상시험들을 합산한 숫자가 아닌 구체적이고 명확한 숫자가 필요하다”고 시기를 미룬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기존 임상시험 참가자 중 고령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점에 대해서도 “고령자에 대한 예방 효과가 사실상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내 3상 임상시험에 2만9000명이 등록했고, 참가자 모집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밝혔다. 미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억회 투여분을 주문해놓은 상태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30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긴급사용 승인은 전세계에서 영국이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승인에 따라 1월 4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어 남미 아르헨티나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사용이 승인됐다.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 함께 지난 8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중남미 공급분을 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3월 도입해 접종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식약처가 아스트라제네카 측으로부터 안전성 관련 등 각종 자료를 건네받아 이미 승인을 위한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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