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 치료제 개발, 백신 위탁생산 등 호재 작용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이슈로 제약·바이오 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및 진단키트 등의 이슈로 제약·바이오 주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올해도 코로나 이슈 등에 힘입어 계속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시장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우선주 제외)은 신풍제약으로 연초 724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급등해 161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외 ▲진원생명과학이 전년 대비 798% ▲셀트리온제약 418% ▲알테오젠 354% ▲일신바이오 272% ▲유나이티드제약 268% ▲에스티팜 213% ▲신일제약 209% ▲에이치엘비제약 203% 등이 1년 동안 200%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에 ‘급등’

우선 신풍제약의 경우 지난 5월 식품의약품 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해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등 소위 ‘대박’ 행진이 이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풍제약을 비롯해 코로나19 관련 회사들의 개발 성과나 회사 가치가 과대 포장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신풍제약은 얼마 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의 환자 모집이 올해 4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코에 뿌리는 코로나19 예방치료제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진원생명과학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 진원생명과학은 코로나19 중증 억제 경구용 치료제 GLS-1027의 미국 내 임상 2상 연구와 국내 임상 개발도 추진 중이다.

셀트리온과 이 회사가 개발한 의약품의 생산과 국내 시장 판매·유통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 제약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렉키로나주960mg, 성분명:레그단비맙)의 글로벌 임상2상을 처음 계획대로 진행 완료해, 지난달 29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동시에 이번 임상결과를 근거로 미국, 유럽 긴급사용승인 획득을 위한 절차에도 즉시 들어간다.

이번 글로벌 임상2상은 한국 식약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디자인됐다. 또 대한민국,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해 지난해 11월 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다.

 

조건부 승인 신청 속도…차기 코로나 치료제는?

이번에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조건부 승인 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하면서, 차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인 곳들도 조건부 승인 신청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호이스타정’의 임상 2상 ‘톱라인’ 결과를 지난달 23일 공개했다. 톱라인은 임상의 성패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다.

전승호 대웅 제약 대표는 “임상 2상 결과가 나오면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들에 바로 쓸 수 있도록 정부 부처, 전문가들과 협의 중”이라며 “조건부 허가나 긴급사용승인과 같은 ‘간이’ 승인을 거쳐 내년 초부터는 실제 환자들이 복용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대웅제약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가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장비 구축지원 대상 과제로 예비선정 됐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달 15일 자사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이 호주 식약처로부터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러시아의 2상 결과가 나오면 조만간 국내에서 조건부 승인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백신 CMO 전진기지로 우뚝…IPO 흥행 돌풍 이을까

미국 제약회사인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관련해 국내 위탁생산(CMO)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모더나 백신은 mRNA(리보핵산)를 기반으로 한 백신이다. 동물 배양이 아니라 미생물 배양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생산 조건을 갖춘 GC녹십자, 한미약품, 에스티팜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0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5억명이 접종할 수 있는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도 mRNA, DNA와 같은 유전자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 평택공장은 2만 리터의 미생물 배양·정제 시설은 물론 주사제 완제품 생산을 위한 충진 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연간 최대 10억 도즈(1회 접종분) 물량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이밖에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후보에 올랐다.

국내 기업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이 늘어나면 코로나 백신의 글로벌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향후 코로나 백신의 국내 보급과 유통도 용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원액과 완제를 생산하는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해 생산에 돌입했다. 또 지난해 8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공정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생산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소식 등에 힘입어 기업가치 상승도 예상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신약을 개발한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해 242.9%가 올라 상장 대어 중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도 올해 IPO 시장에서 또 다른 흥행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계속 성장하면서 올해도 주가와 실적 면에서 모두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사태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되면 추가 상승이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3월 공매도가 재개되면 이에 취약한 제약 바이오 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1월까지는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지만 3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2월부터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이미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투자 매력 측면에서 부담감이 있고, 코로나 관련 재료도 줄어들고 있어 기존 보다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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