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동형' 진단 및 치료 장비, 시스템 구축...해외서도 주목
카이스트가 개발해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한 이동형 음압병동. /카이스트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K-방역은 ‘찾아가는 서비스’로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

국내 기업, 의료원, 대학 및 지역사회가 ‘이동형’ 시스템으로 코로나19 진단과 치료 등의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드라이브스루·워킹스루 선별진료소 등이 우수 K-방역 사례로 꼽혔던 것처럼 새로운 K방역의 저력을 계속 이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동형 음압병동, 필수 방역시스템 부상 전망

카이스트(KAIST)는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위한 ‘이동형 음압병동’ 개발 소식을 알렸다. 최근 코로나19 중증환자가 급증하면서 음압병상 부족 사태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카이스트는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이 지난해 7월부터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 이하 MCM)에 대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MCM은 고급 의료설비를 갖춘 음압격리시설이다. 신속하게 음압병상이나 선별진료소로 변형 또는 개조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MCM은 음압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과 4개의 음압병실, 간호스테이션 및 탈의실, 그리고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로 꾸며져 있다. 다만 진단검사·영상의학·의료물품 공급·의무기록 관리와 환자 식사 제공 등 기존 병원의 인프라와 함께 활용해야 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병실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며 이송 및 설치 또한 통상적으로 5일 안에 가능하다ˮ고 말했다. 또 기존 조립식 병동으로 증축할 경우와 비교할 때 약 8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총괄을 맡은 남택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MCM은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ˮ이라고 말했다.

 

오텍 이동형 음압병동. /오텍 제공

 

K-방역 토탈 솔루션, 해외서도 주목

‘음압구급차’, ‘음압 이송들것’, ‘이동형 음압병동’ 등 K-방역 토탈 솔루션의 수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장 자동차(특수장비를 장착한 차량) 전문 기업 오텍은 지난달 18일 이동형 음압 병동 48개를 서울특별시립서북병원에 납품했다. 음압 병동 공식 출시(지난해 11월 18일) 후 한 달 만에 이룬 성과다.

오텍은 특장차 사업으로 시작, 지난 2016년 음압 구급차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 소방서, 보건소 등에 200여 대를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계열사 캐리어에어컨의 첨단 공조 기술을 접목해 이동형 음압 병동 개발에 나섰다.

최근 CNN(미국), FRANCE24(프랑스) 등이 오텍의 이동형 음압 병동을 취재해 현지에 소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재 확산으로 인해 음압 병상 부족이 심화되면서 오텍의 이동형 음압병동을 주목했다.

이동형 음압 병동은 컨테이너 안의 공기를 대기압보다 크게 낮춰 내부 공기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CNN은 오텍의 이동형 음압병동의 각종 의료장비와 간호 통합 스테이션, 그리고 감염병 환자의 안전한 격리 및 치료를 위한 병동 내부의 화장실, 목욕시설, 냉난방 시설을 집중 취재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텍은 복수의 해외 업체와 음압 병동, 구급차 등을 수출하는 계약을 논의 중이다.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 의무부총장(왼쪽)과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이 ‘온드림 모바일 병원 구축’ 사업 협약을 체결한후 기념촬영을 했다. /고려대학교의료원 제공

 

이동식 CT, 감염초기 신속·정확도 높여

코로나19 환자를 감염 초기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이동식 CT(컴퓨터 단층촬영)버스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동형 CT버스가 제작되면 국내 생활치료센터와 의료소외 지역 등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나 경증 환자를 보다 정확히 진단하고 진료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고려대학교의료원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의대 본관에서 코로나19 긴급대응 이동식 CT버스 제작을 위한 ‘온드림 모바일 병원 구축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의료원과 재단은 이동형 CT기기가 설치된 특수 버스를 제작해 의료소외 지역에 찾아가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고가 장비인 CT는 이동이 쉽지 않아 보통 고정형으로 제작돼 병원에서만 쓸 수 있었다. 기존 고정형 CT를 버스나 트레일러에 탑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동형 CT, 방사선 차폐, 감염병 대응을 위한 동선과 시설을 고려한 버스를 제작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CT는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감염 초기, 엑스레이나 유전자증폭(RT-PCR)진단 방식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PCR 방식 진단의 정확도는 71%인 반면, CT 영상이미지를 통한 진단은 98%의 정확도를 보인다.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이번 사업이 보건의료 분야 사회공헌 대표사업으로 성장하고, K방역의 또 다른 선진 성공사례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주시 찾아가는 이동형 선별검사소 운영. /파주시 제공

 

지역사회, 이동형 선별 검사소 능동 대응

기업, 병원, 대학 등에서 신속한 코로나 19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장비와 시스템 구축에 한창인 가운데, 지역사회도 이동형 선별(워크스루) 검사소를 선보이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 5일 전국 최초로 이동형 선별 검사소 운영을 시작했다. 파주시는 도농복합지역인 도시 특성을 고려해 교통 소외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고, 집단감염 발생 시 신속한 현장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동형 선별검사소는 1톤 차량에 비대면 양압식 선별검사소를 탑재해 이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양압기를 사용해 내부압력이 외부보다 높아 바깥공기가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 일상적으로 감염위험에 노출된 의료진의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피로도도 낮출 수 있다.

시는 특히 집단감염 발생으로 검체채취 대상이 급증할 경우 차량이동을 통해 신속하게 설치할 수 있으며, 감염 의심환자들의 이동을 최소화해 또 다른 확산을 차단하고 다량 검체채취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이동형 선별검사소를 교통소외지역 마을 방문검사에 우선 투입한다. 이후 직장인 등을 위해 전철역사(금촌역, 금릉역)에 순회 운영할 예정이며, 집단감염 발생 시 긴급 투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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