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셀트리온 이어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등 주목
셀트리온 연구원.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임상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나머지 제약사들도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허가신청에 돌입하는 등 속도를 낼 전망이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을 비롯해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등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신청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조건부 허가는 3상 진행과 완료를 조건으로 2상까지의 결과만으로 의약품 시판을 우선 허용해주는 제도다.

 

셀트리온, 중증환자 발생률·회복 시간 낮춰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개최된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개발명 CT-P59)’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가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을 전체 환자에게서는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에게서는 6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회복 기간은 평균 3일 이상 단축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한 조건부 허가 여부를 심사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 식약처의 품목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가 허가받으면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식약처는 렉키로나주 임상시험자료에 대한 ‘검증 자문단’ 회의를 오는 17일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치료목적 사용승인 ‘최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혈장치료제 'GC5131A'을 개발하고, 6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임상 2상 시험을 종료했다. 현재 결과를 도출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1분기 이내에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GC녹십자 연구진은 코로나19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갖춘 항체를 분획해 혈장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국내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해왔다.

GC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생산하는 현장. / 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이미 의료현장에서 일부 환자들에 실제로 처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5일까지 식약처로부터 총 30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식약처는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받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운용 중이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한 병원과 특정 환자에게만 쓸 수 있으며, 임상시험이나 조건부 허가 절차와는 별개다.

 

종근당·대웅제약 등 ‘약물 재창출’ 방식 ‘속도’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기존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연구 중이다.

우선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으로 개발 중이다. 나파벨탄은 임상 2상 결과에서 고위험군 환자에서 표준치료군에 비해 약 2.9배 높은 치료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14일 코로나19 중증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러시아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임상적 지표를 평가한 결과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러시아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내에 식약처에 임상 3상 승인 신청과 함께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임상 3상에서는 국내외 대규모 환자군을 통해 나파벨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나파벨탄이 중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러시아 외에도 호주, 인도, 멕시코, 세네갈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임상을 통해 나파벨탄의 탁월한 치료 효능을 입증하고 해외에서의 긴급사용승인 신청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만성췌장염에 사용하는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이달 중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3일 공개한 임상 2a상 톱라인(Topline, 주요 임상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빠른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주평가변수인 바이러스 음전까지 걸린 시간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바이러스가 제거되는 속도는 호이스타군이 위약군보다 더 빠른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이번 2a상 시험 결과, 호이스타정 복용만으로 자가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후향적 분석결과에 이어 이번 임상 시험에서도 확인된 것”이라며 “이미 임상 2b·3상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이니, 빠르게 대규모 환자에서 같은 결과를 도출해 2021년 상반기 내 임상 3상 결과를 확보해 호이스타가 글로벌 코로나19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풍제약(피라맥스) ▲부광약품(레보비르) ▲동화약품(DW2008S) ▲엔지켐생명과학(EC-19) ▲크리스탈지노믹스 (CG-CAM20) 등이 국내 임상2상을 승인받으며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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