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지난주 9만원을 돌파하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단기악재를 될 수 있으나, 삼성전자 주가의 중장기적 흐름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과거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을 당시에도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영향이 단기에 그쳤으며, 이후 주가는 상당한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2000원(2.35%) 오른 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에 이어 하락 출발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반전에 성공, 2% 이상 상승 마감했다.

그간 지속적으로 삼성전자 매수세를 이어오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1700억원 이상 주식을 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950억원, 815억원 가량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말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11일엔 장중 9만6800원까지 오르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종가 역시 9만1000원으로 종가기준 최고가에 마감됐다. 그러나 이후 5거래일 연속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5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곤 모두 하락했다.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있던 18일엔 3.41% 가량 급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이 부회장의 구속이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상승세를 이어왔던 삼성전자 주가의 조정 빌미가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상승 흐름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그간 삼성전자 주식을 연일 사들이던 개인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그간 지속적인 매도 공세를 펼쳐왔던 기관과 외국인은 이번 조정을 빌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실형 선고 당시에도 삼성그룹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면서 "하지만 그때도 삼성전자 주가는 8거래일 만에 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룹 오너의 부재로 인한 경영의사 결정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과거 사례를 비춰봐도 기업 주가는 결국 실적을 따라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과거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상당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2017년 2월 17일 삼성전자 주가는 189만3000원(액면분할 전)이었으나,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된 2018년 2월 5일 삼성전자 주가는 239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주가는 26.5% 가량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19.8%)을 훌쩍 상회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우려도 여전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됐다"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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