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19 백신 확보·생산 및 예방·정보 등 지원
풍림파마텍 백신용 주사기.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삼성·현대·SK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속, 관련 사업에 뛰어들며 돌파구 모색에 한창이다.

백신 확보와 생산은 물론 코로나19 예방과 정보 제공 등을 위해 역량을 발휘해 나가고 있다. 기업의 사업성과 차원을 넘어 정부, 의료원, 기관 등과 협력해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 백신용 주사기 제조 지원 및 백신 확보 노력

24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제조기업인 풍림파마텍은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최소주사잔량(LDS) 기술이 적용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월 1000만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풍림파마텍의 자체 생산계획(월 400만개) 대비 2.5배 수준이다. 일반주사기로는 코로나19 백신 1병당 5회분까지만 주사할 수 있지만 이 주사기로는 6회분까지 가능해 백신 20% 증산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24일 국내 중소 의료기기 업체인 풍림파마텍에 자사 설비 등 생산 전문가 30여 명을 긴급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함께 중소기업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지원에 나서 한 달 만에 시제품 생산부터 양산 설비 구축 등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완비하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백신 확보에 나서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 영향력이 있는 중동 네트워크를 통해 백신 협력 방안을 찾으려 했다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은 백신 물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지난해 말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UAE 채널을 통해 백신 수급을 앞당기려는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의 협상을 지원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동에서 확보한 백신 물량을 한국과 공유하는 대신 진단키트 및 백신 주사기를 수출하는 협력안도 모색할 예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 현장을 시찰하며 완성된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SK, 코로나 백신 자체 개발·위탁 생산 박차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 기술로 다양한 백신을 개발하고, 동시에 글로벌에서 개발되는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추진하는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지원 대상으로 지난해 말 선정됐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6월 CEPI와 시설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안동공장 L하우스원액 생산시설 일부를 CEPI가 지원하는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에 사용키로 했다. 이를 통해 지난 8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공정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생산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엔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원액과 완제를 생산하는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해 생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최근 노바백스사와 SK바이오사이언스 간 (구매) 계약이 추진되면서 지금까지 확보한 5600만명분의 백신에 더해 2000만명분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1000만명분 백신 구매 협상 소식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찾아 코로나19백신 생산 현장을 점검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노바백스사의 스탠리 에르크 대표이사와 영상 회의를 가졌다. 노바백스사가 개발 중인 백신의 기술 이전 및 추가 생산을 포함한 국내 공급 방식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 노바백스는 3자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청와대는 "기술 이전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국내 공급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의 기술계약이 완료되면 SK는 기존 위탁생산과는 별도로 추가적인 물량을 생산하고, 정부는 기술 이전을 통해 생산되는 백신을 선구매해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번 기술 이전 계약이 앞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약 2000만명분의 노바백스 백신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코백스(1000만명) ▲아스트라제네카(1000만명) ▲얀센(600만명) ▲화이자(1000만명) ▲모더나(2000만명) 백신이 확보돼있다.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 의무부총장(왼쪽),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권오규 이사장. /현대차 정몽구 재단 제공

 

현대, 의료원 등과 코로나19 진단·정보 제공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고려대학교의료원과 지난해 11월 코로나19 긴급대응을 위한 이동식 CT(컴퓨터 단층촬영)버스를 제작을 위한 ‘온드림 모바일 병원 구축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감염 초기에는 CT가 X-ray 또는 RT-PCR(코로나19 검사)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PCR 방식 진단의 정확도는 71%인 반면, CT 영상이미지를 통한 진단은 98%의 정확도를 나타낸다.

기존 CT는 고가장비인데다가 이동이 어려워 일반적으로 고정형으로 제작, 병원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또 생활치료센터 및 의료소외지역에는 CT사용이 제한적이어서 코로나19 의심환자나 경증환자의 정확한 진단 및 진료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재단은 의료원과 공동 협력해 이동형 CT기기를 도입, 방사선차폐, 감염병 방역 등을 고려한 특수 버스를 제작해 의료소외지역에 찾아가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고려대의료원과 추진하는 ‘온드림 모바일 병원 구축사업’이 보건의료 분야 사회공헌 대표사업으로 성장하고, K-방역의 또 다른 선진 성공사례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지난해 5월 말 재난 상황에서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을 돕고자 ‘디제스터 메드 인포(Disaster Med Info)’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앱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행정안전부·세브란스병원 등과 협력해 발족한 ‘온드림 재난대응 의료 안전망 사업단’에서 개발했다.

대한재난의학회 회장인 김인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Disaster Med Info는 재난 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재난 관련 정보와 지침을 분야별로 정리했고, 방대한 재난 자료를 하나의 앱으로 모아 놓은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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