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배송 업체 발표 임박...콜드체인 시장 경쟁 뜨거워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물류 전문 계열회사인 용마로지스 안성허브센터. /용마로지스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다음 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예고된 가운데, 해외에서 들어올 백신을 운반할 업체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백신의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시스템 구축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의약품 유통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 해당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식품 의약품 안전처, 국토교통부, 국방부, 행안부 등으로 구성된 T/F(태스크포스)팀은 최근 백신 이송을 위한 로드맵을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업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백신의 수입, 해외유통과 관련해서는 국토부가 항공수송지원 T/F를 구성했다"며 "국내 백신의 보관유통 관련해서는 국방부가 수송지원본부를 구성, 백신에 대한 유통을 관제·통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백신 수송 준비 만전…콜드체인 확보 사활

우선 항공·물류 쪽도 백신 수송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8일 인천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여객기를 통해 백신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운송한 바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제약업체(한국코러스)가 위탁 생산한 백신을 나르는데 성공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의약품 운송 절차 등을 평가해 인증서를 발급하는데, 현재까지 해당 인증을 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등 전 세계 18개사밖에 없다.

의약품 전문운송 업체인 용마로지스 및 저온 냉동시설을 보유한 한국초저온은 최근 삼성SDS와 백신 유통을 위한 모의시험을 진행했다. 해당 업체들이 별도 컨소시엄을 구성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코로나19 콜드체인과 관련해 계속 주목받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물류 전문 계열사인 용마로지스는 입고부터 보관 및 분류, 간선 수송, 배송까지 전 물류 과정에서 의약품 및 백신 품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정온 배송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췄다고 했다.

용마로지스의 정온 배송은 정온 설비를 장착한 특수 차량만으로 영상 1~30도 조건 유지가 가능한데, 특수 용기 활용 시 영하 20~70도 조건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초저온은 영하 162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다시 기체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폐기된 LNG 냉열을 재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화에 사용된 바닷물을 바다에 방류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기존의 전기 냉장 방식 대비 전기요금도 최대 70%까지 절감이 가능하다.

GC녹십자랩셀도 유력한 콜드체인 후보로 꼽힌다. 이미 혈액팩과 검체들을 전국 각지로 운송하면서 콜드체인 경험을 쌓았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검체의 위치·온도·진동 등 모든 물류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검체 수거에서부터 도착까지 예측 가능한 위험을 제어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가 콜드체인 물류 작업을 하고 있다./CJ대한통운 제공

 

콜드체인 시장 출사표 속속

콜드체인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사업영역 확장에 나선 곳도 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일 온도관리 시스템 정비 등 코로나19 백신 물류를 수행할 수 있는 의약품 콜드체인 시스템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 화이자 백신의 운송 조건 '영하 70도'도 설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200여대의 의약품 전담운송차량에는 온도조절장치를 설치하고 의약품 보관 온도인 실온(1~30도)보다 더욱 엄격한 12~28도를 항시 유지하는 등 세밀한 온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운전석에는 온도기록계를 설치해 운행 중 10분마다 자동으로 적재함 온도를 체크한다.

또한 ▲쿨 가디언 시스템 ▲차량위치 관제시스템 ▲의약품 품질관리 전문인력 구성 등을 통해 안전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앞서 아이큐어는 ‘콜드체인 컨소시엄’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최적의 상태로 유통할 수 있는 정온 배송 시스템을 구축 완료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아이큐어는 콜드체인 전문 기업들과 콜드체인 컨소시엄 계약 및 협의를 마친 상태이며, 이 가운데 한 곳은 23시간 밸리데이션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백신 등 온도 유지가 중요한 의약품에 대한 고품질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링스 글로벌로 알려져 있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정부 코로나19 전담팀에서 배송에 관련된 많은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거기에 저희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드체인 저장용기. /경남제약 제공

 

경남제약도 의약품 콜드체인 솔루션 전문기업인 한울티엘과 코로나19 백신 등 의약품 저온유통 시장 진출 계획을 12일 밝혔다.

한울티엘은 개발한 저장 용기에 특수 냉매나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영하 70도 이하부터 상온까지 온도를 맞출 수 있으며, 저장 용기에 추적 장치를 붙여 실시간으로 백신의 이동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의 종합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도 코로나19 백신 등을 포함한 콜드체인이 필요한 의약품 유통사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약품 전문유통·보관업체들과 의약품의 수송·보관·유통 등 관련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배송업체가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며 “아마 결정이 안되다 보니까 (업체들이) 우리가 할 수 있다는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 도입이 확정된 코로나 백신 4종에 대해 수입·보관·유통·접종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유통망을 관리·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으로 보관이 까다로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미국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은 영상 2~8도에서 유통·보관해야 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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