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억 회분 백신·치료제 생산 및 콜드체인 확보 위해 협력 움직임
코로나19 백신 생산·운송 (PG).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내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과 치료제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성공적인 진행을 위한 업계 간 ‘협력’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백신의 보관 및 유통 상 콜드체인 시스템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안전한 접종을 위해 기술·시설 등을 갖춘 업체들이 협업에 나섰다. 또 수억 회 분량의 백신과 치료제 생산을 위해 다른 업체와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는 등 만반의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내달 코로나19 백신·치료제 허가 예상

식품의약품 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한국화이자가 벨기에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제품명: 코미나티주)에 대해 수입품목 허가를 신청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식약처는 앞서 품목허가를 신청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과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에 대한 심사도 진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날 2021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는 2월 초,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2월 둘째 주 허가가 예상된다”면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5건·치료제 3건 이상 도입이 목표”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을 시행해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오는 28일 발표할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시행 계획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공지한다. 예방접종 계획에는 접종 대상자와 접종 기관, 실시 기준, 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 체계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현재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및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모더나 4개 제약사와 각각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해 총 5600만명 분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노바백스와 2000만명분 구매 계약을 거의 완료한 상태다.

이 가운데 코백스의 초도물량 5만명분이 이르면 내달 초 가장 먼저 국내에 들어온다.

 

SK바이오사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국내 유통권을 확보했다./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유통 업체 선정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22일 코로나19 백신 보관 및 유통체계 구축 관련 진행 상황을 발표했다.

질병청은 "21일 코로나19 백신 유통관리체계 구축·운영 사업 수행기관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선정돼 계약 체결이 완료됐다"며 "사업 수행기관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백신 및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백신 물량에 대한 유통·보관을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별 맞춤형 콜드체인 관리체계를 구축해 백신 운송 중 실시간으로 온도 유지 여부, 배송 경로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엠투클라우드가 협력업체로 참여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엠투클라우드는 지난 2018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 백신 온도와 재고 관리를 할 수 있는 '고메디'를 개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공급 시기의 불확실성과 백신 공급량의 유동성 등에 대비해 국내 물류업체 등과 협력체계를 갖춰 냉동·냉장 물류 센터를 구축·운영한다.

아울러 백신별 입출고·재고 관리, 지역별·접종기관별 공급 현황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협력업체로는 지트리비앤티와 동원아이팜이 참여한다.

동원아이팜은 이번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위해 한국초저온과 업무 협약을 맺고 화이자제약, 모더나에서 생산한 백신 유통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후문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메신저리보핵산(mRNA)백신으로 보관 시 영하 70도 환경이 유지되는 초저온 냉동고가 필요하다. 한국초저온은 영하 162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다시 기체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저온 물류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렉키로나주(CT-P59).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GC녹십자, CMO 업체와 협력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오는 2월 초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고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를 이미 10만명 처방분을 생산해 놓은 만큼, 2월 초 허가를 받으면 그 직후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또한 렉키로나주의 자체 생산은 물론 위탁생산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위탁생산 업체로는 제약업체인 바이넥스가 거론됐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에 완제 의약품을 제조하는 제약업체인 바이넥스 실사를 진행했다. 셀트리온은 식약처에 조건부 승인 신청을 준비하면서, 허가받을 시 위탁생산을 고려하며 바이넥스에 대한 시설 및 공정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 외에도 기존에 생산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재고를 갖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현재 자체 공장만으로는 항체치료제 생산에 한계가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서정진 회장 역시 "송도 공장 외에 위탁생산 업체들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GC녹십자도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목받고 있다. GC녹십자도 지난 8일 바이넥스와 위탁생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양사는 CMO관련 역량이 상이해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이끌어 낼 수 있다. GC녹십자는 바이알(Vial)과 프리필드시린지(PFS) 등 완제의약품 분야에 강점이 있고, 바이넥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임승호 GC녹십자 부사장은 “양사가 유연하고 효율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생산 기지 적기 확보’라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난관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인 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발 빠른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많은 종류의 백신들이 개발되면서 백신 생산시설의 부족은 분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 계약체결이 발표되지 않아 2021년 녹십자의 실적 추정에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추정치는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한 건의 계약체결이 발표되기 시작하면 순차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체결 관련 뉴스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녹십자는 올해 큰 폭의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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