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통산 4번째 우승을 확정한 SK 와이번스 선수단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1982년 출범한 KBO는 지금까지 모두 6차례 구단 매각을 경험했다. 신축년 새해 한국 프로야구는 또 한 번의 매각 역사를 썼다. SK 와이번스가 신세계 이마트에 팔렸다. 신세계 이마트는 SK 와이번스를 1352억8000만 원에 인수한다. SK텔레콤이 소유한 SK 와이번스 지분 100%와 건물 등을 사들인다. 인수 가격 중 주식이 1000억 원, 야구연습장 등 토지와 건물이 352억8000만 원이다. 

1982년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 창단식 모습. /연합뉴스

◆ 잔혹했던 인천 야구의 매각 역사

한국 프로야구에서 구단이 매각·인수된 사례는 SK 와이번스 매각까지 포함해 모두 7차례다. 대부분 기반이 탄탄하지 못했던 프로야구 초창기에 활발하게 이뤄졌다. 지난 구단 매각·인수 사례 중 3번은 이른바 '삼청태현'으로 이어지는 인천 연고지팀에서 이뤄졌다. 
 
프로야구 원년에 출범한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2년 창단해 1985년 시즌 중 청보로 매각됐다. 당시 6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창단했던 삼미는 전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원년 최하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어 두 번째 시즌 '너구리' 장명부의 30승 활약에 힘입어 리그 2위라는 기적을 썼지만, 세 번째 시즌 전무후무한 1할대 승률로 추락했다. 여기에 모기업의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18연패라는 최다연패 기록을 세우고 청보식품에 매각됐다. 당시 매각대금은 70억 원으로 발표됐으나, 실제는 60억 원인 것으로 추후 드러났다. 

청보 핀토스. /연합뉴스

청보 핀토스는 불과 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87년 청보식품의 모기업인 풍한그룹이 도산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청보 핀토스 야구단은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에 50억 원에 팔렸다. 태평양화학은 1988년부터 야구단 이름을 태평양 돌핀스로 바꾸고 프로야구에 참여했다. 

1994년 한국시리즈 당시 태평양 돌핀스. /연합뉴스

태평양 돌핀스는 1995년까지 운영을 이어가다 그 해 8월 말 새 주인을 맞이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야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였던 현대그룹이 1995년 9 월21일 매각 대금 470억 원에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했다. 당시 프로야구 사상 최고 가격이었다. 

1998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현대 유니콘스. /연합뉴스

현대 유니콘스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리그를 호령했다. 12시즌 중 6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그 중 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4번 모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휩쓴 통합우승이다. 하지만 현대 유니콘은 2000년부터 시작된 모기업의 재정난과 현대그룹 재편 바람에 쓰러졌다.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2008년 3월 10일 해체됐다. 대부분의 선수는 새로 창단된 서울 히어로즈 구단으로 흡수됐다. 히어로즈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생소했던 네이밍스폰서십을 채택했다. 우리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를 거쳐 현재 키움 히어로즈로 활동 중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삼청태현'은 모두 인천을 연고로 한 팀이다. 여기에 SK까지 인천야구의 잔혹한 매각 역사가 이어졌다.  

우승 세리머니 중인 해태 타이거즈 선수단. /연합뉴스

◆ LG·SK·KIA의 과거는 

'서울 쌍둥이' LG 트윈스도 구단 매입을 통해 프로야구에 입문했다. LG는 원년부터 활약한 MBC 청룡의 모기업인 문화방송(MBC)이 구단 운영에 한계를 보이자 매입했다. LG의 전신인 럭키금성은 1990년 4년 동안 인수대금 100억 원을 분할 상환하고 광고협찬 형식으로 30억 원을 따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MBC 청룡을 인수했다. 
 
SK는 1991년 제8구단으로 프로야구에 뛰어들었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했다. 쌍방울이 국제금융기구(IMF)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자 쌍방울 레이더스를 품었다. SK는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해체되자 2000년 SK 와이번스로 새 구단을 창단했다. 표면적으로 '해체 후 재창단'이지만 실질적으로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한 것과 다름없다. SK는 선수단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70억 원을 쌍방울에 지급했다. 또 인천을 연고지로 확보하기 위해 현대 유니콘스에게 54억 원을 지불했다. KBO에 내는 가입금 46억 원 등을 포함하면 실질 구단 인수 비용은 250억 원 규모다. 
 
KBO리그 전통의 명문 구단 KIA 타이거즈 역시 매각과 매입의 역사 속에 있다. 2001년 명문팀 해태 타이거즈의 주인이 바뀌었다. 프로야구 출범 후 9번 한국시리즈에 올라 8번 우승을 차지했던 해태 타이거즈는 모기업인 해태제과의 재정난으로 표류했다. 결국 2001년 8월 1일 해태 타이거즈는 기아자동차에 매각됐다.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광주에 생산기지를 뒀던 기아자동차는 180억 원을 지급해 해태 타이거즈를 품었다. KBO 가입금 30억 원까지 포함하면 실질 인수대금은 210억 원에 이른다. 기아자동차는 '타이거즈'라는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팀 명을 'KIA 타이거즈'로 명명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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