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돔 구장 건설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신세계그룹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이번엔 다를까.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구단 발전을 위한 성장과 비전 로드맵을 공개했다. 그 중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건 '돔구장'과 '라이프스타일 센터'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기대의 목소리가 크다. 지금까지 돔 구장 논의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선심성 공약에 가까웠다. 야구 자체가 중심이 된 돔구장 건설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은 다소 달라 보인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그것도 자금력을 갖춘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돔구장 건설을 수익 창출의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저러다 말겠지'라는 회의론보다 긍정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신세계그룹은 SK 와이번스 구단 인수를 발표하면서 "팬들의 보는 즐거움을 위해 신세계그룹은 소비자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야구장을 진화시킬 예정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돔 구장을 포함한 다목적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알렸다.
 
신세계그룹의 돔 구장 계획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있다. 바로 신세계 이마트의 연고지인 인천 서구에 위치한 청라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7월 20일 착공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청라에 '스타필드 청라'를 건립한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이 선보인 스타필드가 그러했든 '스타필드 청라' 역시 라이프스타일 센터와 다양한 편의시설로 소비자들의 시간을 사로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돔 구장 역시 이런 맥락에서 추진될 전망이다.  '스타필드 청라' 부지는 지하 3층, 지상 24층에 약 16만3362.4㎡(약 5만 평)의 대지면적을 자랑한다. 돔 구장이 들어서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스타필드 청라'의 건축 용도에 운동시설도 포함돼 있다. '스타필드 청라'에 다목적 돔 구장이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을 키우는 이유다.
 
물론 예단은 이르다. 돔 구장 건설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야구장보다 공사 비용과 공사 기간이 더 많이 들어간다. 국내 유일의 돔 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착공 6년여 만인 2015년 9월 완공됐다. 공사 비용만 약 2400억 원이 들었다. 개방형 야구장도 만만치 않은 건 마찬가지다. 2012년 12월 착공해 2016년 2월 준공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역시 공사 기간 3년 2개월, 공사비용 1600억 원이 들었다.
 
아울러 연고지인 인천광역시와 관계도 걸린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인천시와 2023년까지 임대 계약이 돼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나더라도 인천시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인천시 편에서 보면 청라 지역에 돔 구장을 건설한다면 기존 구장의 활용 방안에 난감할 수밖에 없다. 현 SK행복드림구장이 인천시민의 세금을 잡아 먹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도 있다. SK행복드림구장의 상태는 KBO리그 10개 구단의 홈 구장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 준하는 시설 수준을 갖춘 구장이다. 돔 구장 건설보다 SK행복드림구장을 보완해 사용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본 야구이자 도쿄의 상징인 도쿄돔 전경. /도쿄돔 홈페이지 캡처

그럼에도 신세계그룹의 돔 구장 건설은 야구단 운영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 구장인 도쿄돔과 같은 스포츠와 문화의 융복합형에 대한 바람이다.
 
1980년대 개장한 일본 최초의 돔 구장인 도쿄돔은 인근 도쿄돔시티, 코라쿠엔 홀, 스파 라쿠아 등과 연계해 스포츠와 문화의 융복합 건축의 상징물로 자리했다. 2019년 46억 엔(약 488억6000만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지난해 상반기(2~7월) 98억 엔(약 1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도쿄돔은 도쿄의 상징이자 랜드마크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제시한 돔 구장 청사진이 '한국의 도쿄돔'으로 인천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할지 아니면 말뿐인 허울에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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