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SK행복드림구장.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SK 와이번스의 홈구장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KBO리그 대표 ‘관중 친화 구장’으로 꼽힌다.

SK는 지난 2007년부터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라는 가치를 정면에 내세우며 문학구장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7년 한국 야구장 최초로 3루 측에 띠 전광판을 설치해 관중들이 선수들의 응원가와 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09년에는 오른쪽 외야에 바비큐존, 2010년에는 왼쪽 외야에 그린존(잔디밭 관람석)을 마련해 관중석을 차별화했다. 2015년에는 야구장 명칭을 문학야구장에서 인천SK행복드림구장으로 바꾸면서 40억 원을 투자해 구장 내부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2017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광판 ‘빅보드’를 설치했다. 빅보드는 SK 모기업의 IT기술의 집약체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상징이 됐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야구장이 아닌 ‘볼파크’ 개념이 적용된 국내 최초의 구장이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이제 새 주인을 맞이한다. 신세계그룹은 26일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를발표했다. 새 주인 신세계 이마트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어떤 옷을 입힐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20~30대 젊은 팬들은 ‘스타벅스’, ‘노브랜드 버거’ 등 신세계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야구장 입점을 바라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이 선보여 온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 야구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배가할 것이라는 목표를 드러냈다. 야구 ‘직관(직접 관람)’ 왔다가 유명 맛집에서 밥을 먹고, 쇼핑도 즐기며, ‘스포츠몬스터’ 같은 체험형 놀이도 즐기는 그림을 상상할 수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례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2017년 터너 필드를 떠나 새 구장 트루이스트 파크로 옮겼다. 구단 소유주인 리버티미디어그룹은 6억2200만 달러(7000억 원)를 투자해 경기장을 최첨단 시설로 지었다. 인근에는 ‘배터리 애틀랜타’라는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했다. 이 공간에는 주거시설, 대형 쇼핑단지, 레스토랑, 실외수영장, 호텔 등 각종 문화시설이 입점했다. 경기 관람 고객이 자연스럽게 쇼핑을 즐기고 레스토랑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야구장을 대형 테마파크로 만들었다.

지난해 새 홈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가 완공된 텍사스도 야구장 옆에 지은 호텔과 컨벤션센터, 쇼핑몰을 통해 다각도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장기적으로 기존의 홈구장인 로저스센터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 홈구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토론토 구단을 소유한 로저스 커뮤니케이션과 부동산 개발 업체인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는 이곳에 새 야구장 외에도 사무 빌딩, 주거 타워, 상점, 호텔 등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은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는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가 되도록 하겠다”며“야구장 밖에서도 ‘신세계의 팬’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포테인먼트를 강조하고, 고객 경험을 확장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내세우고 만큼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한층 더 진화한 복합 스포츠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본지 논평위원은 27일 통화에서 “메이저리그는 각 구장마다 특색이 있다. 단순한 야구장이 아닌 그 지역의 랜드마크 노릇을 한다.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지 않더라도 즐길 거리가 많아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야구장을 복합 여가 공간으로 꾸며놔 팬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야구도 결국 서비스업이다. 야구장은 소비자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장소다. 팬들이 야구장에 대한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메이저리그는 관중 수입 의존도가 40% 정도인데 KBO리그는 70%가 넘는 것으로 안다. 부가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관중이 야구장에서 와서 쓰는 총비용인 객단가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야구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고급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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