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챌린지에 동참한 매일유업 김선희 대표(좌측 두 번째)/매일유업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식품업계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고 몸집을 늘리는 것에서 벗어나 사회와 환경에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지속 가능 경영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에 이해관계자, 소비자들과의 상생을 더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 소장들은 실생활에서 플라스틱, 일회용품 등 사용을 줄여 환경보호 동참을 권유하는 SNS 캠페인 '고(Go)고(Go) 챌린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등이 참여해 친환경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매일유업 김선희 대표이사는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이사의 지목으로 참여했다. 김선희 대표는 매일유업이 특별 제작한 친환경 장바구니 ‘BAG to the FUTURE’를 들고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장바구니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
 
김선희 대표는 “매일유업은 어떻게 하면 환경을 고려하여 경영에 반영할 수 있을지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며 “매일유업은 일회용품 제거,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로의 변경, 생산시설 내 탄소 배출량 절감, 친환경 제품 육성 등을 지속해서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남양유업 제공

식품업계에게 ‘친환경’은 거를 수 없는 대세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고, ‘착한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면서 제품 자체의 매력 외 기업의 환경,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특성상 일회용 포장재, 빨대 사용 등에서 자유로울 순 없지만, 패키지를 친환경 소재로 변경하거나 관련 투자를 늘려나가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라벨을 벗기거나 빨대를 제거하는 것이다. 매일유업은 기존 PET 패키지로 판매하던 상하목장 유기농우유와 저온살균 슬로우밀크를 2019년부터 차례대로 종이소재 ‘후레쉬팩’ 패키지로 변경했고, 지난해 엔요100 요구르트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했다.
 
이 외에도 플로리다 주스, 매일우유 2.3L를 비롯한 PET 소재의 제품은 패키지를 경량화했고, 컵커피 바리스타룰스에서는 알루미늄 라벨을 제거했다.
 
남양유업 역시 최근 빨대 없는 ‘맛있는우유GT 테트라팩’을 새롭게 선보였다. 친환경 캠페인 ‘Save the earth’의 일환으로 소비자 모임 ‘지구지킴이 쓰담쓰담’,‘서울새활용플라자’와 함께 플라스틱 저감 및 환경 문제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했다.
 
코카 콜라사도 라벨을 벗겼다. 씨그램 라벨프리(Label-free) 제품을 선보이며 페트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경량화를 이뤄냈다. 투명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생산 단계부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게 됐다.
 
코카콜라에 따르면 이번에 선보인 씨그램 450ml 제품 외에도 씨그램 전체 페트 제품의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연간 445톤의 플라스틱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사라진 빨대, 제거된 라벨 자리는 소비자의 반응이 채웠다. 롯데칠성음료의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는 지난 한 해 동안만 약 1010만 개가 판매되면서 호응을 얻었다. 절감된 라벨을 가로로 이어 붙이면 총 3020km로 이는 직선거리로 약 325km인 서울~부산 사이를 약 9번 이동할 수 있다고 롯데칠성음료는 설명했다. 
 
여기에 풀무원은 구성 원료 중 30%를 사탕수수로 대체한 바이오 페트(Bio-PET) 재질의 샐러드 용기를 개발했다. 친환경 샐러드 용기는 풀무원 계열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샐러드 제품에 적용된다.
 
업계의 친환경 행보는 때로 신사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비맥주는 직접 발전한 태양광 에너지로 맥주를 만들고 제조 시 발생한 맥주 부산물은 에너지바로 제작하는 등 ‘푸드 업사이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푸드 업사이클은 식품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의미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해 2025년까지 맥주 운반 차량의 30% 이상을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바꾸는 ‘친환경 물류(Green Logistics)’ 계획을 발표했다. 또 제품 포장 상자를 100% 재생용지로 교체하고 ‘에코 프렌들리(Eco-friendly)’ 친환경 마크를 부착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의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화이트 바이오는 식물 등 생물 자원을 원료로 산업용 소재나 바이오 연료 등의 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친환경 사업 분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생분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인 'PHA'를 화이트 바이오 사업의 주력 제품으로 삼는다. 올해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에 전용 생산 라인을 신설할 계획으로, 이곳에서는 연간 5000t 규모의 PHA가 생산될 전망이다

테크팩솔루션 군산공장에서 열린 군산 1호 용해로 화입식에서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오른쪽)과 서범원 테크팩솔루션 대표(왼쪽)가 용해로에 불씨를 넣고 있다./동원그룹 제공

동원그룹의 포장재 계열사이자 유리병 생산기업인 테크팩솔루션은 친환경 유리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용해로 설비 확장에 350억 원을 투자했다.
 
서범원 테크팩솔루션 대표는 화입식에서 “최근 친환경 포장재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떠오름에 따라 전면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유리병에 대한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용해로 설비 확장을 통해 급변하는 유리병 시장 환경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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