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켓컬리, 2030년까지 케이지프리 선언
롯데마트는 동물복지인증 계육 확대...전년 대비 34% 매출 증가
"기업이 선제적으로 동물복지 도입 필요"
마켓컬리가 케이지프리를 선언했다. 해당 제품은 마켓컬리에서 판매되는 동물복지 유정란. / 마켓컬리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소비에 가치를 더하는 일명 ‘미닝아웃’ 인식이 확산되면서 동물복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케이지프리를 비롯한 동물복지 라인을 확대하며 지속가능유통에 매진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벽배송을 전개하는 장보기 업체 마켓컬리는 오는 2030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식용란을 케이지프리 방식으로 키우는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지프리 방식은 말 그대로 동물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서 키우는 동물복지 사육 형태다. 사육환경에서 동물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윤리소비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이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케이지프리 방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현재 이들이 판매 중인 식용란 중 동물복지 달걀 개수 비중은 66%로 지난해 판매량 기준 약 70%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 속 마켓컬리는 지속가능유통을 선도하기 위해 2026년까지 동물복지 달걀의 비중을 80% 이상으로 늘리고, 궁극적으로 2030년에는 100% 전환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판매하고 있는 달걀뿐만 아니라 각종 식품에 들어가는 달걀까지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동물복지 소비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산란계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2000개가 넘는 농가 중에서 약 15% 산란계 농장이 동물복지 인증을 받았다. 여기에는 소비자에게 계란생산정보 공개를 의무화한 게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2019년 2월부터 달걀 껍질에 총 10자리로 구성된 계란생산정보를 의무화했다. 이 중 산란일자(4자리), 생산자고유번호(5자리)에 이어 마지막 숫자는 사육환경번호를 의미한다. 사육환경번호는 1~4번으로 나뉜다. 1번은 닭을 풀어서 키우는 방사, 2번은 케이지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니는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일반 케이지를 말한다. 즉 1번, 2번이 동물복지 계란에 해당한다.

롯데마트 파트너사 ‘참프레’의 동물복지 인증 농가 / 롯데쇼핑 제공

육계와 양돈에서도 동물복지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6년부터 동물복지인증 닭고기를 도입해 왔다. 동물복지인증은 동물보호법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사육 및 운송, 도축 처리된 축산물에만 표시할 수 있는 인증 마크다.

세부 규정에는 ‘동물 선발 시 상처 입은 동물, 임신 만삭인 동물은 제외’, ‘차량 탑승 및 하차 시 구타, 전기 충격 사용 금지’ 등이 있다. 도축 시에는 ‘고통 유발 작업 금지’ 등 동물 복지를 위한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동물복지 육계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은 높지만 매출은 증가세다. 지난해(1~11월) 기준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6% 신장했다. 취급 상품 수도 2017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닭고기 매출 중 30%가 동물 복지 인증 닭고기에서 나온다.

식품업계도 동참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는 오는 2025년까지 이들이 취급하는 모든 식품에 케이지프리 계란을 활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식품 원산지를 추적하는 미국의 에그트랙 플랫폼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해 미국 내 케이지프리 달걀 공급 비율을 33%에서 43%까지 올렸다. 미국의 식품가공업체 제너럴 밀스도 글로벌 케이지프리 소싱 비율을 40%에서 55%로 늘렸다. 국내에서는 풀무원식품이 오는 2028년까지 판매하는 식용란 생산과정에서 배터리케이지 및 엔리치드 케이지 등 모든 종류의 케이지를 퇴출하겠다는 케이지 프리 선언문에 서명하기도 했다.

동물자유연대 김솔 활동가는 “국내는 아직 (해외보다) 동물복지 달걀에 대한 의식이 부족해 공급과 수급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라면서 “기업이 선제적으로 동물복지 형태로 판매 분위기를 전환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끌고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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