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백화점 오픈 전부터 샤넬매장 웨이팅 긴줄...클래식 등 인기라인은 이미 품절
지난해 샤넬 국내 가격 두번 인상했지만 굳건한 인기
전통시장은 5인이상 모임금지로 설특수 '실종'
5일 오전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에 위치한 샤넬매장 입장 순번을 받기위해 기다리는 소비자들. 기자는 이날 오전 9시 5분에 도착해 대기번호 34번을 받았다. / 변세영 기자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샤넬 클래식 있나요?”

설 명절을 앞둔 5일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샤넬관 앞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백화점 오픈시간은 10시30분이지만, 일찍부터 매장 입장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소비자들의 움직임은 바빠 보였다. 기자는 오전 9시 5분 샤넬매장에 도착해 대기번호 34번을 받았다.

백화점 오픈 전부터 큰맘 먹고 방문한 소비자들은 여기저기서 상품에 대한 문의를 쏟아냈다. 하지만 매장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물건이 없다”였다.

샤넬 매장 직원은 “클래식 라인(가방)은 현재 남은 게 없다. 카드슬롯(카드지갑)과 나인틴백만 일부 있다”라고 설명했다. 샤넬 클래식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수요가 높은 제품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매장 / 변세영 기자

샤넬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콧대를 높였다. 지난해 11월 샤넬코리아는 제품별 가격을 2%대에서 최대 9%까지 올렸다. 같은 해 지난 5월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후 6개월 만에 또 문턱을 높인 것. 일례로 샤넬 클래식 맥시 사이즈 가방은 지난해 5월 861만원→993만원→지난해 11월 1014만원까지 15%나 올랐다.

샤넬을 구경하러 왔다는 한 30대 소비자는 “어짜피 샤넬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사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연휴임에도 코로나 여파로 해외여행 등의 활로가 막히자 이 같은 수요가 럭셔리 사치품에 옮겨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추석 연휴(9월30일~10월3일) 현대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추석 대비 33%, 신세계백화점은 16.7% 급증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최대 황금연휴로 불렸던 4월말부터 5월초까지 기간에도(4월30일~5월5일) 롯데백화점 해외명품은 22%, 신세계는 23.5%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연휴기간 명품의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설연휴를 앞두고 있음에도 손님이 드문 남대문시장 / 변세영 기자

반면 전통시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기자는 같은 날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있었지만 시장엔 예년처럼 북적이는 풍경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잡히지 않았다고 판단, 지난해 12월부터 적용해온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오는 2월 14일까지 또 연장했다. 설연휴에 가족모임 등을 통해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서다. 정부는 직계 가족도 명절에 예외 없이 거주지를 달리하는 경우 5인 이상 모임을 가질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사실상 가족이 모이는 제사나 세배, 차례, 식사 등의 행동을 금지한 셈이다.

5일 남대문시장 풍경 / 변세영 기자

31년째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남대문시장 상인은 “정부가 5인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니까 올해 설을 쇠는 사람들이 확 줄어든 것 같다”며 “시장에 사람 없는 거 보세요”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장사 시작한 이래 가장 최악의 상황이지만, 그나마 큰 폭의 적자를 안보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들러 부추와 표고버섯을 구매한 40대 소비자는 “올해 설에는 안모이기로 했다”며 “음식도 그냥 집에서 먹을 만큼만 하고 간소하게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2차 기본소득 보편 10만원)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위해 재난지원금 추가지급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영업과 모임제한 등의 요건이 완화되지 않아 소비자체가 줄어 재난지원금이 전통시장과 같은 소상공인 소비진작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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