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위에 증권신고서 제출…흥행요소 줄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흥행에 성큼 다가섰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예비심사 통과뿐 아니라 기업 가치를 높일 만한 희소식을 연이어 전하며 몸값 올리기에 분주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 이슈로 기업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모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 조(兆) 단위 공모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빨라지는 상장일정...세계 시장 진출 속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스피 상장을 위해 5일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총 공모주식수는 2295만주로 공모 희망가는 4만9000원~6만5000원, 공모 예정금액은 최대 약 1조4918억원 규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3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9일, 10일 청약을 거쳐 3월 내 신규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상장을 위한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증권이 맡았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4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예비 심사를 청구했는데, 두 달여 만에 거래소 문턱을 넘은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혁신적 기술 기반의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고 동시에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등의 추가 위탁생산(CMO) 사업을 위한 연구소 및 생산 설비 확충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 면역증강제 등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기술 협력을 위한 해외 각국 정부 및 국영 기관과의 파트너십 체결 ▲기초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 등에 공모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백신 개발 및 생산, 상업화 과정에서 축적해온 R&D 플랫폼과 바이오 의약품 공정·생산 플랫폼을 활용, 제품군을 확대하고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백신 위탁생산 등 기업 가치 ↑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돌입하고,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및 유통권을 확보하는 등 호재가 잇따르자 몸값이 뛰고 있는 상황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관사 선정 당시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코로나19 백신 및 위탁생산으로 4조~5조원까지 평가받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위탁생산 및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8월에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을 맺었다.

또 최근 노바백스와 백신 기술이전 계약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 번 더 주목받았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의 기술 도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계약이 완료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노바백스사와 약 2000만명분(4000만도즈)의 백신 선 구매 계약을 맺고 국내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선구매한 코로나19 백신 1000만명분 전량(2000만도즈)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위탁해 생산할 물량이다.

또한 정부는 지난달 백신의 유통 관리체계 구축을 전담할 업체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선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별로 맞춤형 콜드체인 관리체계를 구축해 백신 운송 중 실시간으로 온도 유지 여부, 배송 경로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글로벌제약사·기구와 협력…자체 백신 개발 기대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위탁 생산뿐 아니라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BMGF(빌&멜린다게이츠재단),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지원을 받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글로벌 제약사 GSK의 면역증강제 ‘AS03’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1·2상을 시작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GBP510 동물시험에서 AS03 병용 투여 시 보다 높게 유도된 중화항체와 체액성 및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T세포 활성의 증가를 확인, GSK와 협력을 결정했다.

GBP510은 지난해 12월 CEPI가 BMGF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보편적이고 경제적인 기술의 차별화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지원하고자 가동한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의 최초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Wave2 프로젝트에 따라 GBP510은 개발이 완료되면 CEPI와 GAVI(세계백신면역연합), WHO(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들이 주도하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전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우리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의 의미 있는 초기 결과가 글로벌 백신 리더인 GSK의 협력으로 이어졌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에 더해 범용성과 경제성까지 갖춘 백신을 개발해 세계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 기술로 다양한 백신을 개발하고 동시에 글로벌에서 개발되는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GBP510과 함께 개발 중인 또 하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은 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NBP2001는 최근 임상1상 환자 모집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NBP2001은 앞서 진행한 영장류 대상 효력 시험에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청보다 약 10배 높은 중화항체를 유도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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