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다양화...제약, 바이오텍, 병원 등 유기적 협력
유한양행은 SAFA 기술을 보유한 에이프릴바이오와 전략적 연구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공동 신약개발 업무협약(MOU)을 지난달 체결했다. /유한양행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제약 바이오업계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의 대표주자인 유한양행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바이오 벤처 등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계속해 나갈 전망이다.

이미 연초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31번째 국산 신약을 허가받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협력 확대

유한양행은 국내외 바이오 벤처뿐 아니라 대학에 이어 의료기관 등과의 협력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연구원,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와 신개념 치료기술 및 혁신신약 개발 연구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는 희귀 난치 질환 분야 환자에 대한 맞춤형 정밀의학 실현을 목표로 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세 기관은 ▲뇌질환, 유전자질환, 암 등 난치질환의 환자 맞춤형 정밀의학 관련 의료 ▲보건학술, 기술정보 교류와 신개념 치료기술을 통한 과제발굴 ▲공동연구, 혁신신약 공동개발 상호협력을 추진한다.

유한양행은 앞서 지난해 9월 성균관대학교, 아임뉴런과 '산학융합 뇌질환 R&BD 생태계 구축 협력사업'을 체결했다. 성균관대학 자연과학캠퍼스 내 'CNS 연구센터(가칭)' 설립을 추진하는 등 뇌질환 신약개발 R&D 역량을 집중·강화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산학협력 R&BD 생태계 조성을 시작한 바 있다.

이번 3자 계약은 국내 최초로 대학·바이오벤처·제약회사가 융합한 차별화된 뇌질환 R&BD 생태계 조성을 위한 원스톱 산학협력 혁신플랫폼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뇌질환을 포함한 난치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기존 오픈이노베이션을 뛰어넘는 제약, 바이오텍, 병원의 유기적 협력방안이 필요하다"며 "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새로운 기술과 이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중개연구를 함께 엮는 이번 협약을 통해 효율적으로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한양행은 지난달 27일 에이프릴바이오와 전략적 연구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공동 신약개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에이프릴바이오의 항체라이브러리 기술과 지속형 SAFA 기술을 사용해 글로벌 신약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AFA 기술은 재조합 단백질의 반감기를 증대시키고, 유용한 재조합 항체 의약품을 제작할 수 있는 항체 절편 활용 플랫폼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도 에이프릴바이오에 전략적 투자자로, 30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이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고 있다. /유한양행 제공

 

끊임없는 R&D 투자…신약파이프라인 확대↑

앞서 올해 초 31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3년 전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원을 받고 기술수출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 사례다.

유한양행은 이 폐암 치료제를 전임상(동물실험) 직전 단계에서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 국내 바이오 벤처가 발굴한 약물도 임상을 거쳐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치료제는 국내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신약으로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한양행의 성과는 R&D 투자 확대를 통해 바이오 벤처 등과 다양한 협업 노력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부터 이정희 사장 취임 후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실제 지난 2012년 471억원이었던 R&D 투자금액은 지난해 2200억원으로 네 배 이상 확대됐다. 이 사장 부임 이전인 2014년 매출액 대비 5.7%였던 R&D 투자 비중은 지난해 10%를 넘어서며 두배 이상 증가했고, 2015년 9개였던 신약 파이프라인은 30여개로 늘어난 상태다. 

유한양행은 매년 1~2개 신약 후보물질을 전임상 또는 임상1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 할 목표를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목표달성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제2, 제3의 렉라자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지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1조53억원을 받고,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가 올해 유럽 임상 1상에 들어간다. 양사 계약에 따라 1상 진입 시 1000만 달러(약 109억원)의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제넥신의 약효지속 기술(HyFc)을 접목해 가치를 끌어올린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다.

또 지난 2016년부터 항체신약개발 전문기업 앱클론과 항체 핵심경쟁력인 플랫폼 기술(NEST)을 활용, 면역 조절 항체의약품을 공동개발 중이다. 지난해 5월부터는 이 기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이명선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은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는 레이저티닙외에 초기에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들이 임상에 진입하면서 추가적인 마일스톤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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