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트코인, 6만 달러 돌파 후 꾸준한 상승세
미국의 달러 약세와 거물들의 투자 힘 입어
일론 머스크, 비트코인 "가격 높다"
비트코인.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비트코인이 16일 사상 첫 5만 달러를 돌파 이후 3일만에 6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대체 암호화 화폐들까지 급등세를 태웠다. 이런 불타는 랠리를 만든 일론 머스크가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물들의 투자 소식에 힘 입어 힘껏 오른 비트코인 가격에 기축통화 대체설과 각종 회의론이 대립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비트코인(Bitcoin)은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전혀 없는 온라인 디지털 화폐다.

◆ '비트코인의 가격 폭등', 3일 만에 6만 달러선 돌파

비트코인은 16일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상승폭을 높여 21일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은 64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19일 6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1일 오전 10시43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6415만9000원이다. 고가는 6500만원을 기록했다.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는 비트코인이 6403만9000원에, 코인원에서는 6413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주류 금융사, 기업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거나 업무 대상 자산으로 인정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비트코인은 9일 국내 거래에서 처음 5000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개월 동안 360% 이상 폭등했다. 이를 두고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실체 없는 거품이라는 우려가 함께 했다.

CNBC방송은 19일(현지시간)은 “비트코인을 취급하겠다는 주요 투자자와 기업이 많아진 것에 힘입었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시장 가치가 1조달러를 넘어서면서 또 다른 주요 이정표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반면 JP모건은 “비트코인의 랠리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우려했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테더, 카다노, 리플, 이오스, 네오, 도지코인 등의 대체 암호화폐들까지 동반 급등세를 타고 있다.

◆ '비트코인 가격 급등' , 미국 달러 약세와 거물들의 투자 소소에 탄력

영국의 대표적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5일 최근의 비트코인 급등은 미국의 달러가 흔들리기 때문이며, 달러가 흔들리는 것은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FT는  15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의 가치 상승은 미국 패권과 달러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Signal)”라고 보도했다.

FT 부편집장 라나 포루하는 자신의 칼럼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다극화하며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결과로 비트코인이 뜨고 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동안 미국은 보호주의와 고립주의를 자처하며 글로벌 위상이 실추됐다는 것이다. 올해 초 일어난 미 의회 폭동 사건도 미국의 민주주의와 정치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안정성과 신뢰도도 하락했다고 FT는 말했다.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과거에는 투기 세력이 이끌었지만, 이번에는 ‘참전 세력’ 자체가 다르다는 의견이 강하다.

거물들의 비트코인 투자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이 그 끝을 모르고 폭등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1조 달러(약 1천100조원)의 벽을 처음 넘어, 전 세계 기업의 주식 시총을 웃도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미국 테슬라와 엘런 하워드, 폴 튜더 존스 등 헤지펀드 거물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가치를 인정하는 모습 이후 가속됐다. 또 금융회사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인 것은 물론 결제 수단으로 채용한다는 발표가 영향을 끼쳤다.

또 코로나19 등 어려움이 지속돼 저금리에 화폐 가치가 떨어져,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도 급등 배경으로 꼽혔다.

비트코인 열풍에 불을 지핀 일론 머스크. / 연합뉴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2일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테슬라는 8일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공시했고 비트코인은 이후 상승 곡선을 높였다.  이어 모건스탠리는 1500억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는 언론 보도 이후 비트코인은 5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전 세계 운용 자산 규모 1위 블랙록은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19일에도 "비트코인 보유는 현금보다는 덜 멍청하다"며 "법정 화폐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단지 바보만이 (비트코인 등)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앞으로의 행보는? 달러의 운명은

비트코인 열풍에 불을 지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다'는 것을 인정했다.

2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이끌었던 머스크가 트위터 댓글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비트코인 회의론자이자 금융투자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는 "금이 비트코인과 현금보다 낫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에 머스크는 "돈은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피하게 해주는 데이터일 뿐"이라며 "그렇긴하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100조원)를 넘어선 상황에서 머스크가 한 말"이라고 주목했다. 경제전문매체 인사이더도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높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 6개월간 매수세가 몰리며 350% 폭등했다. 2월에만 64%가 올랐으며 지난 19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달부터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투기 자금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지금의 가격 유지를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고 밝다. 

그는 비트코인이 지난 2017년 2만 달러까지 올랐다가 2018년에 80% 가격 폭락을 경험했듯이 극심한 가격 변동성이 줄지 않으면 비트코인의 현 시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의 폭등과 각종 회의론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레이 달리오(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는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와 영상으로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미국의 달러 문제를 다뤘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 연합뉴스

그는 "중국은 이미 세계 1위의 교역국이다. 그런데 무역 대금의 단 2%만이 위안화로 결제된다. 중국이 이런 상황을 가만히 둘까. 영국에 이어 미국이 패권 국가가 됐고, 달러가 기축통화로 부상했다"며 달러의 운명을 이야기했다.

앞서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을 옵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저장소를 찾아야한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달러 중심의 시스템에 균열이 생긴 것이라면 비트코인이 그 대안 중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신해 기축 통화가 될 것이라고 확신해 투자를 하는 것은 불완전한 결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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