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디지털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이어오며 지난 21일 6500만원을 돌파한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이틀간 1000만원 가까운 급락세를 보였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 과열을 우려하는 발언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열기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역시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세가 꺽였다.

또한 국내에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내재가치를 부정하며 큰 가격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2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1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5632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1일 6541만원을 넘어서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비트코인 가격은 22일 저녁 급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900만원 가량 급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낙폭을 다소 축소하며 6174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23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하락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전날까지 연이어 쏟아진 대내외 악재와 그간 가격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트코인이 거래 매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양도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불법행위나 범죄 등에 자주 악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면서,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역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다소 높은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머스크 창업자는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가 보유 자산 중 일부로 비트코인을 편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에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가 이어진 바 있다.

국내서도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르는 소식이 이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암호자산은 내재 가치가 없다"며 "앞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화폐 상승세는 일시적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이 총재는 이어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의) 가격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앞으로 아주 높은 가격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며 "암호자산은 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설계와 기술 면에서의 검토가 거의 마무리가 됐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가상환경에서의 CBDC 파일럿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20%의 세율로 분리과세할 방침이다. 가상자산 거래를 통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기본 공제금액은 250만원이 될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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