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스코건설·SK건설·롯데건설·DL이앤씨 등 ESG 경영 확대 분위기
업계 최초 녹색채권 발행·협력사 ESG 경영평가모델 개발 등 박차
왼쪽부터 이원종 포스코건설 구매계약실장, 이진옥 이크레더블 대표, 박철호 포스코건설 기업시민사무국장이 업무협약체결식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새해 화두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꺼내들었던 건설업계가 ‘ESG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채권 발행과 더불어 협력사 평가모델까지 개발하는 등 업계 전반에 ESG 요소를 확대하려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기업신용평가사 이크레더블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ESG 경영 우수협력사 육성 위한 ESG 평가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중소건설협력사를 위한 맞춤형 ESG 경영평가모델을 개발해 건설산업 생태계 차원에서 ESG가 확고히 자리 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ESG 평가모델에는 환경(Environment) 측면의 탄소배출량과 법규준수, 사회(Social) 측면의 안전보건과 고용안정, 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의 경영안정성과 회계투명성 등 건설업 특성에 맞는 50여 가지 항목이 포함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ESG 평가지표는 대기업 중심이라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은 중소협력사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중소기업이더라도 꼭 필요하고 수용가능한 평가모델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라며 “ESG 경영평가모델이 우수공급망 확보를 위한 기업경쟁력 제고는 물론 건설산업 생태계 전반에 ESG 경영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평가모델을 통해 올해 상반기 내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우수협력사에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이후 협력사 공급망 전반에 확대적용한다.

아울러 ‘현장 니즈(Needs) 해결을 위한 기술협력 공모전’을 개최하고 ESG 관점 현장 개선과 ESG 경영관리 방안 등 ESG 부분을 확대해 실시하기로 했다. 기존 공모전은 현장 니즈 개선을 위한 안전, 강건재·프리패브, 성능개선 중심이었다면 이번 공모전 주제에는 탄소중립과 환경 등 ESG 부분을 대폭 추가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된 기업들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성과를 나누는 포스코그룹의 성과공유 프로그램 지원을 받게 된다. 공동기술 개발을 통해 성과가 입증된 기업들에게는 장기공급권 부여, 공동특허 출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미선정 스타트업 중 상위사에는 팀당 500만원을 사업지원금으로 지급한다. 특히 ESG 분야 과제는 장기공급권 기간 확대 등 성과보상 시 우대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건설사 중 처음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는 등 지속가능경영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올해도 협력사 평가모델을 마련하고 관련 기술 공모를 진행하는 등 ESG 경영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건설현장 기술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며 “협력사들과 비즈니스 파트너로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K건설은 건설사 최초로 국내에서 공모하는 녹색채권(Green Bond)이 수요예측 결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SK건설이 지난 18일 진행한 제166회 회사채(신용등급 A-) 수요예측에선 모집금액 1500억원의 8배가 넘는 약 1조21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약 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SK건설은 최대 3000억원 규모로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발행금리는 1500억원 발행 기준 민간채권평가회사에서 제공한 개별민평금리 대비 약 0.60%p 낮은 수준으로 25일 최종 확정된다.

이번 회사채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되기 위해 발행되는 녹색채권이다. 한국기업평가는 ESG 인증평가를 통해 최고등급인 G1을 부여했다. SK건설은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과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SK건설 측은 “수요예측 흥행을 통해 SK건설이 추진 중인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이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리테일 참여도 높았던 만큼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SK건설은 지난해부터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 재원을 확보하고 기술혁신기업 및 금융기관과 오또(OTO, One Team Operation)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건설 제166회 무보증 공모사채(녹색채권, A-)는 3년 만기물로 오는 26일 발행된다.

DL이앤씨가 개관한 안전체험학교 내부 모습. /DL이앤씨 제공

◆ ‘친환경’, ‘안전’ 등 경영 전반에 ESG 확대
롯데건설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ESG 경영 강화에 나선다. 롯데건설은 최근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해 기술연구원 산하에 소음 진동 전문 연구 부서인 ‘소음 진동 솔루션팀’을 신설했다고 밝히며 “그동안 층간소음, 구조물 진동, 콘크리트 재료, 설계, 디자인 개발 등으로 분산돼있던 업무와 부서를 하나로 통합해 층간소음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시작으로 완충재 및 신기술 개발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제로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5년부터 롯데케미칼의 스티로폼 단열재와 고무 재질 완충재 소재를 활용한 60㎜ 두께 최고등급 층간소음 완충재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를 대구 남산 2-2현장 등 여러 현장에 적용해 층간소음을 개선했다.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바닥 충격음은 가벼운 물건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경량 충격음’과 무겁고 큰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중량 충격음’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충격음은 중량 충격음으로 이번에 신설된 전담 부서는 이 부분에 주력해 올해 3월부터 새로운 완충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완충재는 롯데케미칼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소재인 발포 폴리프로필렌(EPP)을 활용한다. EPP는 기존 층간 완충재에 사용하는 재료에 비해 내구성이 높아 스티로폼 부표 소재 대비 부스러기 등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층간소음 저감 성능뿐만 아니라 친환경 성능까지 확보한 완충재 기술을 오는 2022년까지 개발해 롯데캐슬과 르엘 현장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올해 지주사 체제로 새출발한 DL이앤씨(E&C)도 ‘안전 혁신’을 키워드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18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DL대덕연구소 내에 안전체험학교를 개관했다고 밝혔다. 기존 용인에 자리 잡고 있던 안전체험학교를 이전한 것으로 규모를 확장하고 새로운 교육시설과 콘텐츠를 추가했다.

안전체험학교 운영과 함께 다양한 안전 혁신 활동을 통해 절대 사고가 나지 않는 작업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안전체험학교는 지상 2층, 연면적 1684㎡로 기존보다 40% 이상 규모를 확장해 조성됐다. 총 21종의 교육 및 체험 시설로 이뤄져 있으며 건설 중장비부터 건설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다양한 가설물과 시설 등이 마련됐다.

건설현장 5대 고위험 작업인 고소·양중(장비 등으로 중량물을 들어올리는 작업)·굴착·전기·화재 작업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는 장비와 콘텐츠도 갖췄다. 이외에도 최신 사물인터넷(IoT), 드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웨어러블 장비 등 4차 산업을 접목한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DL이앤씨는 추락 및 전도 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을 강화했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고소작업대를 안전체험학교에 마련해 작업 전 확인사항과 안전한 작동법을 체험을 통해 습득하도록 했다. 또 하부발판에서 상부 안전난간 선행시공이 가능해 추락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시스템 비계에 대한 교육도 추가했다.

2019년부터 안전교육을 실시해온 DL이앤씨는 올해도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근로자, 학생 및 지역사회까지 대상을 넓혀 체험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빅데이터, 스마트 안전기술 및 장비를 활용한 안전사고 예방 기술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DL이앤씨 측은 “임직원과 협력업체, 지역사회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안전혁신 경영을 첫 발걸음으로 전사적인 ESG 경영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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