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신규 ISA계좌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과거 '만능통장'이라는 별칭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올해부터 진정한 '만능통장'으로 거듭난다. ISA는 지난 2016년 3월 정부가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입한 정책금융상품이지만, 제한적인 가입자 조건과 긴 의무보유기간 등으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2021년 세제개편을 통해 ISA의 절세계좌로서의 활용 매력이 커졌다. 기존에는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만 19세 이상이면 소득이 없어도 누구나 가입이 가능해졌다. 또한 의무가입기간이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축소됐고,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전환할 경우 추가로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뿐만 아니라 ISA를 통해 국내 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를 허용키로 하면서 ISA 가입자의 투자 대상을 크게 확대했다.

올해부터 기존 신탁형 ISA와 일임형 ISA 외에 '중개형 ISA'가 추가되면서, 이를 통해 국내 상장 주식은 물론 펀드(ETF 포함)와 파생결합증권(ELS·DLS), 리츠 등 다양한 투자 자산을 ISA 계좌에 편입할 수 있게 됐다. ISA 계좌를 통한 투자는 기존 개인 증권계좌를 통한 투자와 달리 일정 수준의 세제 혜택이 있어 말 그대로 '만능통장'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신규 ISA계좌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지난 25일 중개형 ISA 상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섰다. 또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오는 3월 중개형 ISA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일임형 ISA와 신탁형 ISA 계좌에선 국내 주식 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년부터 급증한 '동학개미' 등 국내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중개형 ISA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개형 ISA 계좌는 '위탁매매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증권사에서만 개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ISA계좌 가입자는 중개형 ISA 개설이 가능한 증권사로 계좌를 이전해야만 중개형 ISA 계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계좌 이전 시 기존 가입 기간이 인정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누리기 위한 의무보유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새롭게 선보이는 중개형 ISA 계좌가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개형 ISA 가입자가 직접 주식을 매매하고,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최근 들어 늘어난 주식 직접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ISA의 경우, 가입자의 지시를 받아 회사가 운용하는 ‘신탁형 ISA’와 전문FP가 포트폴리오로 운영하는 ‘일임형ISA’ 두가지 유형만 있었기 때문에, 가입자 본인의 직접 매매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중개형 ISA는 개별 종목(주식)을 거래하면서 주가 상승시 수익과 함께 세제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고, 만약 주가가 하락해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해당 주식의 손실금액을 다른 상품의 이익에서 차감하는 손익통산이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 주식계좌와 비교할 때 절세관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NH투자증권 WM사업부 김경호 대표는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중개형 ISA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클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민재산 증식을 위해 ISA 제도가 개편된 만큼 고객의 자산 증대를 위해 앞장서 좋은 상품과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개형 ISA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저마다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 제공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중개형 ISA를 가입한 고객에게 국내 상장주식 매매수수료를 무료(유관기관수수료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중개형 ISA의 원활한 고객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상담전담조직 운영에 나섰다.

삼성증권 역시 올해 말까지 중개형 ISA 통장을 개설한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국내 주식 거래 시, 수수료 우대 혜택을 평생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한 일부 조건을 충족한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 리워드도 지급키로 했다. 곧 중개형 ISA 계좌 출시에 나설 예정인 한국투자증권은 사전예약 이벤트를 통해,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와 상품권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