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장 조달 자금, R&D 투자 등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 도약 재원 활용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대표가 지난달 23일 여의도 콘 레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번 주 기관 수요예측 진행으로 본격적인 청약 절차에 돌입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1조원가량의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 등 단계적인 계획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4~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9~10일 청약을 거쳐 오는 18일 신규 상장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2295만주로 공모 희망가는 4만9000원~6만5000원, 공모 예정금액은 최대 약 1조4918억원 규모다.

공모가 밴드 기준 시가총액은 3조7500억원~4조9800억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은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이후 상한가)'을 기록할 경우 시총은 13조원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상장으로 조달될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미래 시설투자 4000억원 ▲백신 신규 플랫폼 기술 확보 1000억원 ▲글로컬리제이션 1000억원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연구 2000억원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매출액은 지난 2017년 1209억원, 2018년 1514억원, 2019년 1839억원으로 연평균 2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고, 연구·개발(R&D) 비용은 연간 300억원 수준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백신 개발 및 생산, 상업화 과정에서 축적해온 R&D 플랫폼과 바이오 의약품 공정·생산 플랫폼을 활용, 제품군을 확대하고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세계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수요 증가와 함께 백신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거점'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지난달 23일 열린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로 글로벌 백신 시장이 2026년까지 매년 14%씩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백신 산업은 동시에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며 “이 장벽이 제조 및 생산시설을 보유한 우리에게 이롭게 작용하며 정부 정책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까지 조성돼 백신 사업의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백신 수요 증가와 맞물려 백신 CMO, CDMO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특히 아시아 지역 백신생산 거점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백신에 있어서는 중국, 인도 등 경쟁자들과 비교할 때 명성과 브랜드 밸류, 컨트롤시스템 등이 훨씬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신설된 백신 전문기업으로 백신의 전 밸류체인에 걸쳐 선진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 백신에 이어 최근 글로벌 기구들과의 백신 공동 개발 프로젝트도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의 지원 아래 글로벌 기구 PATH와 소아장염백신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고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중인 차세대 폐렴구균백신은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해 출시한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은 지난해 WHO PQ 인증을 획득해 전세계에 수출되고 있다. 독감백신의 세포배양 생산 기술은 사노피 파스퇴르에서 개발하는 ‘범용 독감백신’에 적용키 위해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전세계 백신 수요가 증가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본격적 해외 오퍼레이션 확보 ▲R&D 파이프라인 강화 ▲사업모델 확장 등 신규사업 확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현재 장티푸스 백신의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조만간 전 세계 공급이 예상된다”며 "사노피 파스퇴르와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 중이며,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 절차를 밟고 있다"고

SK바이오사이언스 특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거점 기지로 주목 받으며 몸값이 뛰었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돌입하고,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및 유통권을 확보하는 등 호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기술 이전(License-In)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수급 변동성이 큰 완제품의 수입 의존성을 덜게됐다는 평가다. 노바벡스 관련 매출 인식 시점은 이르면 2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주관사 선정 당시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지만, 코로나19 백신 및 위탁생산으로 4조~5조원까지 평가받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위탁생산 및 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8월에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을 맺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와 `GBP510`가 임상에 들어가며 속도를 내고 있다. ‘GBP510’의 경우 지난해 말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추진하는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GBP510은 개발이 완료되면 CEPI와 GAVI(세계백신면역연합), WHO(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들의 주도 하에 대한민국을 포함한 18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전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전문가들은 합성항원 비중이 향후 코로나 백신 시장의 약 60%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SK의 자체개발 백신이 CEPI의 'Wave2' 백신으로 선정된 것도 이 때문으로 자체백신은 3분기 3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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