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모펀드 대주주 변경 이후 2년 연속 적자
'재무건전성 지표' RBC비율 업계 최하위
한신평 신용등급도 하향조정
롯데손해보험이 대주주 변경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재무건전성 지표' RBC비율 역시 업계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롯데손해보험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로 대주주 변경 이후, 체질 개선과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던 롯데손해보험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적은 2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RBC(지급여력) 비율 역시 업계 최하위권에 머무르면서 보험금지급능력(IFSR) 신용등급은 하향조정됐다.

업계 최대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에 움직임은 보이고 있으나, 당장의 실적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눈에 띄는 행보라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 등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모펀드로서 기대했던 단기 실적은 물론 지속가능경영 측면에서 모두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들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66억원, 영업손실 208억원을 기록하면 전년(당기순손실 512억원·영업손실 70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78억원과 7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7.52%, 105.42% 증가했으나, 투자손실이 1816억원에 달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특히 항공기(약 650억), 해외부동산 및 SOC 투자 자산(각각 약 400억원)에서 자산손상차손 1590억원이 발생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17%에 달하는 수치다. 

대표적인 경영지표인 실적뿐 아니라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 역시 업계 평균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보험사 평균 RBC 비율은 283.9%로 6월말 276.4% 대비 7.5%포인트 상승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은 100% 이상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69.4%로 업계 평균(283.9%)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으며 생명보험사를 포함한 53개 보험사 가운데 DB생명(162.5%)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금감원 권고 수치는 간신히 넘겼지만,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면서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RBC 비율 역시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에 맞추기 위한 RBC 비율 마지노선을 200%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롯데손해보험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고, 비율 개선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 역시 하향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 16일 수시평가를 통해 롯데손보의 IFSR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대규모 자산손상차손이 발생하였으며, 추가부실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면서 "아울러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자본관리부담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손해보험 2020년 경영실적 현황. /롯데손해보험 제공

전망 역시 어둡다. 한신평은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부문의 외형 성장을 위헤 고수익·고위험의 자산운용성향을 유지해왔다"며 "대주주 변경 이후 보수적인 자산운용 기조로 전환하고 있으나, 기존 투자자산의 부실부담이 단기간내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예상했다. 

RBC비율에 대해서는 대규모 손상차손 반영으로 2020년 말 기준으로 160%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운용 부문의 변동성이 내재해 있는 가운데 이익창출능력, 퇴직연금 중심의 사업구조, 향후 사업계획 등을 감안했을 때 높은 자본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롯데손보는 대주주 변경 이후 단기 손익을 추구하지 않고, 내재가치(Embedded Value)를 높이는 것을 경영 목표로 삼았고, 수익성과 신계약가치가 높은 장기보장성보험은 전년대비 16.9% 성장한 매출 1조5009억원을 시현했고, 장기저축성보험, 자동차보험의 매출을 전년대비 46.5%, 46.1% 적극적으로 축소해 보험 포트폴리오를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으로 건전화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업계 최대 화두로 꼽히는 ESG경영과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ESG 경영' 강화를 선언하고 ▲업계 최초 'let:hero 소방관보험' 출시 ▲인쇄물 친환경 소재로 전환 ▲ESG 우수 지속가능기업에 집중 투자 ▲친환경 자산운용 전략 등을 수립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조직개편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스템 도입 ▲스타트업·빅테크 협업을 계획·진행하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대규모 일회성 자산 손상을 인식했음에도, 업의 본질인 보험영업이익의 개선을 통해 적자폭을 전년 대비 대폭 축소할 수 있었다"며 "올해에도 내재가치 중심의 내실 경영을 지속 추진해 가이던스 영업이익(2021년:1479억원, 2022년:1618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진 사장은 지난달 23일 ‘보험사 ESG경영 선포식’을 앞두고 취재진에 "보험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반드시 흑자전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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