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곧 조건부 허가신청 계획...글로벌 진출 고려
종근당 본사 전경. /종근당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는 3연임이 유력시 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6년의 대표이사 임기 동안 높은 성장세를 이끌어 온 김영주 대표는 올해 국산 2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탄생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도 지난해 말 은퇴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을 본인이 진두지휘하며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만큼 제약·바이오 대표들에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주요 과제 중 하나다.

 

3연임 유력…국산 2호 코로나 치료제 개발 박차

종근당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영주 사장, 김성곤 전무, 구자민 상무 등 3명의 사내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지난 6년간 단독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영주 사장이 재선임 안건에 오르면서 사실상 3연임을 보장받은 셈이다.

김 사장은 대표이사 임기 내에 종근당의 실적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린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3연임이 내정됐다.

종근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 1조3030억원과 영업이익 12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20.7%, 66.2% 증가한 수치로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김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인 2014년 종근당의 매출 5441억원, 영업이익 539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종근당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23건의 임상시험을 신규로 승인받았다. 올해도 합성신약·바이오신약·개량신약 등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특히 종근당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주요 제약사들이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후보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 세포 침투 과정에 주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분해효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에 비해 사람 폐세포 실험에서 600배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앞서 나파모스타트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약물재창출 연구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이 확인돼 지난해 6월 종근당과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회사는 최근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시행한 임상 2상에서 나파벨탄의 치료 효과가 표준치료 대비 2.9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외 임상 진행 중…글로벌 진출로 실적개선 노릴까

종근당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보건부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 받아 9월 25일부터 임상을 진행했다. 현재 멕시코와 세네갈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호주의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 프로젝트인 ASCOT 임상에 참여해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위기 상황에서 국내를 넘어서 러시아, 세네갈과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에서 단기간 내에 임상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체계를 구축한 결과”라며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여 코로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종근당은 지난달까지 조건부허가 신청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조건부허가 신청 시 제출해야 하는 임상 3상 시험 계획서와 관련해 시간이 지체돼 일정이 다소 연기됐다.

다만 종근당은 내부적으로도 나파벨탄의 국내 매출 기대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코로나19 치료제가 공익적 목적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코로나 확산세 자체가 세계 시장 대비 크지 않고 중증 환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종근당이 나파벨탄으로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 등 환자 수가 많은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사의 경우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베클러리’(렘데시비르)가 지난해 28억1100만달러(약 3조1710억원)의 매출액을 창출했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사이언스 회장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입원환자 2명당 1명 꼴로 베클러리가 사용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나파모스타트는 다수의 제네릭 제품이 있어 코로나19 관련 매출 발생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해외 긴급 조건부 승인 및 비축 물량 곱급 계약 등이 체결된다면 실적상향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근당 관계자는 “곧 조건부 허가신청 계획”이라며 “글로벌 임상이 진행된 만큼 글로벌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통계 기준에 따르면 지난 5일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1억1557만8778명이다.

국가별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2882만172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인도가 1115만6923명, 브라질이 1079만3732명이다. 러시아는 424만1970명, 영국이 421만3734명으로 집계됐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