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대 백화점, 일제히 52주 경신가
지난해 억눌려왔던 소비심리가 백화점에 몰릴 것이라는 분석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신세계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백화점 업계가 훈풍에 일렁이고 있다. 백신접종과 함께 지난해 억눌려왔던 소비 성향이 터지면서 올해 큰 폭의 실적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기준 백화점 업계 주가는 52주 경신가 기록했다. 3대 백화점으로 불리는 신세계, 롯데, 현대 모두 해당된다. 현대백화점 전일 대비 6.57% 오른 8만7600원, 롯데쇼핑은 전일 대비 5.76% 오른 1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신세계도 주가가 29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신세계는 지난달 3일 종가 23만9000원과 비교했을 때 한 달 만에 19%나 상승하는 저력을 뽐냈다.

올해 들어 백화점 3사 랠리는 편의점 업계와 비교했을 때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GS25을 대표사업으로 전개하는 GS리테일이나 CU를 갖는 BGF리테일 상승 폭 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GS리테일은 지난 4일 종가기준 3만7450원, BGF리테일은 16만6000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여름 최고가 경신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편의점 주가도 꾸준히 오르고는 있다지만, 한달 전인 지난달 3일과 비교하면 각각 9%, 1% 올랐다.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유례없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 하락한 1314억원, 롯데는 36.9% 하락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그러다 4분기부터 업황 회복 기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례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치며 실적 정상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2월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되자 억눌려왔던 소비심리를 기반으로 업황 정상화가 빨라진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수요가 백화점으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도 백화점 업계를 들썩이게 만드는 요소다. 보건당국은 국민들이 백신 집단 면역이 생기는 시기를 오는 11월로 보고 있다. 아울러 유럽과 중국, 미국 등 국가가 여행경제를 살리기 위해 소위 ‘백신여권’ 도입을 시사하고는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등의 이유로 해외여행 정상화까지는 앞으로도 1~2년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소비심리가 명품과 같은 사치품에 몰리면서 백화점 업계가 호황을 예상하며 목표가를 하나둘씩 상향하고 있다.

더현대서울 / 변세영 기자

이 같은 심리를 반영하듯, 지난달 말에 오픈한 ‘더현대서울’은 개장 직후 발 디딜틈 없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사전 개장일인 지난달 24일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당초 현대백화점 목표치(15억원) 보다 25%가 넘는 실적임과 동시에 지난 2015년 판교점의 1일차 매출인 17억원 보다도 높다. 판교점은 지난해 기준 매출 1조원에 돌파한 현대백화점 중심 매장이다.

더현대서울은 오픈 이후 일 평균 20만명 가량이 다녀갈 만큼 붐비고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는 휴일 등의 특수를 기반으로 더현대서울은 6일간 약 37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사람이 몰리자 주말 자율 차량 2부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롯데와 신세계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2월 마지막 주 주말 대비 각각 225%, 148.8% 증가하며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소비자주거학 김경자 교수는 “코로나19로 안전과 위생에 대한 걱정, 민감도 때문에 사람들이 기타 욕구는 뒤로 미뤄둔 상태였다. 제어되었던 욕구가 분출되면서 자연스러운 회복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접종 등으로) 그런 부분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있는데다 상황이 1년 이상 이어지면서 (수칙을 잘 지키면 괜찮을 것이라는 등)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할 때는 눈으로 즐기고 서비스를 누리는 심리적인 만족감이 있다. 이는 온라인에서는 어렵다“며 ”다시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에서 일정기간 이를 누리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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