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일부터 10일까지 일반청약
SK바이오사이언스가 9일부터 10일까지 일반 공모주 청약에 들어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9일과 10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회사는 이미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유통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전초기지로 떠오르며 몸값을 높인 상태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의 최상단인 6만5000원으로 결정됐으며, 공모가를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는 약 5조원에 달한다.

이번 공모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1조4918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공모로 확보되는 자금은 시설투자, 플랫폼 기술 확보, 연구개발(R&D)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 매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신설된 백신 전문기업이다. 백신의 전 밸류체인에 걸쳐 선진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다수의 글로벌 기업 및 국제기구와 블록버스터급 백신 개발을 위해 협업을 진행 중이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은 미국에서 임상 2상을,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의 지원 아래 PATH(Program for AppropriateTechnology in Health)와 개발 중인 소아장염 백신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국제백신연구소(IVI)와는 장티푸스 백신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와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개발생산(CDMO) 등 글로벌 기업과 백신 후보물질 등의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또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은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백신 국내 유통관리 체계 구축·운영’ 과제에 단독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며 국내로 들어올 코로나19 백신의 유통, 보관 및 콜드체인 구축, 입출하 관리 등을 담당한다. 

 

SK바이오팜 흥행 넘을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5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27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대 증거금을 끌어모았던 카카오게임즈(1479 대 1)에는 못 미치지만 SK바이오팜(835 대 1)보다 높다.

주문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총 1464곳이었다.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 해외 주요 투자기관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기관 중 무려 77%가 최상단(6만5000원)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낼 만큼 인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는 일종의 약속인 의무확약을 건 기관수는 857곳이었다. 3개월(38.2%)과 1개월(33.3%)동안 의무보유를 희망한 투자자 비중이 두드러졌다. 싱가포르투자청은 1개월, 국민연금관리공단은 6개월의 확약 기간을 각각 제시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았던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까지 직행(따상)했고, 이후 이틀 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카카오게임즈도 따상 후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따상’이란 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을 뜻한다.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시작한 뒤 상한가를 기록할 겨우 주가는 16만9000원이다. 장외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20만원대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급등 후에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한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 보다 실적 측면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86억원, 영업이익은 268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33.1%, 211.6% 증가했다. 반면 SK바이오팜의 지난해 매출액은 256억원, 영업적자는 2398억원으로 집계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당시 SK바이오팜의 실적과 비교했을 때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이 뛰어나다는 점이 부각됐다”며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이라는 모멘텀이 더해져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반 물량 중 50% 균등방식 배정

이번 청약에서 전체 공모주 2295만 주 가운데 25∼30%인 573만7500∼688만5000주가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다.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SK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6곳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청약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공모주 배정을 많이 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의 절반이 ‘균등 방식’으로 배정된다. 균등배정은 개인투자자 몫으로 나온 공모주식 물량의 절반을 청약을 넣은 사람들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방식이다. 단 이번에 바뀐 공모주 배분 제도에 따라 청약증거금이 많다면 비례방식으로 추가 배정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액 투자자라면 한 증권사보다는 다양한 증권사 계좌를 통해 분산 청약하는 것이 공모주 배정에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가 최상단인 6만5000원으로 결정된 만큼 최소 10주 청약 시 증거금으로 32만5000원을 넣어야 한다. 공모가 6만5000원의 10배인 65만 원이 공모금액이며 이 중 절반이 청약증거금이다. 최고 경쟁률이 나와도 청약을 넣으면 최소 1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청약주관사와 인수단 등 총 6곳에서 청약을 넣으면 최소 6주는 확보할 수 있다.

모든 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가운데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곳에서 하면 더 유리하다. 균등배정 물량이 많은 곳 일 수록, 청약 경쟁률이 낮은 곳 일 수록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 물량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의 경우 212만2875~254만7450주를 배정 받아 가장 물량이 많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131만9625~158만3550주, 미래에셋대우 126만2250~151만4700주, SK증권이 45만9000~55만800주를 할당받았다.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28만6875~34만4250를 받았다. 균등방식의 최소 배정 물량은 전체의 50%인 286만8750주로 예상된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 쏠린 투자자 관심을 고려하면 시가총액은 상장 당일 최대 12조9000억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코스피 200 지수는 물론 MSCI, FTSE지수 조기편입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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