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청약 계좌, 균등 배정 물량보다 많으면 추첨으로 변경
SK바이오사이언스가 9~10일 이틀 동안 일반 공모주 청약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인 10일 막판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청약 첫날인 지난 9일 하루 14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1주도 받지 못하는 청약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각 증권사별로 청약 계좌 수가 균등 배정 물량보다 더 많으면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모주 청약 첫날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평균 경쟁률은 75.87대 1로 집계됐다. 일반 공모 수량 573만7500주를 배정받기 위해 청약된 수량은 총 4억3503만주를 기록했다.

총 청약건수는 126만1114개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청약증거금은 14조1473억으로 지난해 IPO 대어였던 SK바이오팜(5조9400억원), 빅히트(8조6242억원)의 첫날 청약증거금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인 카카오게임즈(16조4100억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부터는 소액 청약자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길이 열리면서 공모주 청약 문턱이 낮아졌다. 일반 공모에 배정된 물량 가운데 절반은 최소 청약 수량을 낸 모든 청약자에게 고루 배분하는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됐다. 지난해까지는 인기 공모주의 경우 1주를 받으려면 증거금으로 최소 수천만원을 넣어야 했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자는 최소 청약 물량인 10주를 청약하고 증거금 32만5000원을 넣으면 1주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중복 청약이 가능해서 청약을 받는 6개 증권사에 모두 계좌를 열어 각각 청약하면 6주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9일 청약 첫날 청약 계좌수가 균등 배정 물량을 넘어선 증권사가 나오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 각 증권사는 배정 물량의 절반을 균등하게 배정하는데, 청약 계좌수가 균등 배정 수량을 넘어서면 추첨을 통해 배분한다.

예를 들어 균등 배정 물량이 100주인데, 청약 계좌 수가 100건을 넘어서면 추첨을 통해 배정한다. 추첨 결과에 따라 1주도 받지 못하는 청약자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청약 첫날 삼성증권은 가장 높은 경쟁률인 154대 1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에 배정된 물량은 28만6875주(균등배정물량 14만3438주)이다. 청약 계좌 수가 22만57건을 기록하면서 균등배정물량을 넘어 청약 계좌 전체에 1주씩 배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나금융투자도 균등 배정 물량이 14만3438주인데 첫날 청약 계좌 수가 13만4893건이었다. 둘째 날 청약까지 몰리면 추첨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이 가장 많은 NH투자증권의 경우 균등배정 물량은 106만1438주다. 첫날 청약 계좌 수는 34만1634건으로 추첨 방식이 적용되기까지 계좌 수에 여유가 있다. 다만 1주를 받을 수 있을지는 둘째 날 청약 계좌 수에 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65만9813주 균등 배정 물량에 첫날 27만5890건이 청약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균등 배정 물량은 63만1125주로 첫날 청약 계좌 수는 24만4054건이었다. SK증권의 경우 균등 배정 물량 22만9500주에 청약 계좌 수가 4만4586건이었다.

통상 청약 둘째 날 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경쟁률은 크게 바뀔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상장한 빅히트의 경우 청약 이틀 차에 50조원에 가까운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주라도 받으려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사에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며 “청약 첫날 경쟁률이 높은 증권사에서 다른 증권사로 청약자들이 이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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