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패스트푸드점, 카페 메뉴로 속속
"대체육 제품 경험확대에 주목"
버거킹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식탁 위, 빵 사이를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이 채우고 있다. 환경과 윤리 소비에 주목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업계는 세분화된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고 먹거리 폭을 넓히며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1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18년(약 22조 원) 규모와 비교하면 427%가량 성장하는 수준이다.

식물성 대체육은 버섯, 콩 등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한 뒤 섬유질, 효모 등 식물성 원료와 혼합해 만들어진다. 콩을 갈아 고기처럼 굳힌 일명 ‘콩고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개념으로, 최근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업계는 대중화를 위해 맛, 식감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때로 신사업으로 전개되거나 맞손으로 이어지며 식당, 카페 메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패스트푸드 업계의 변화다. 그간 패티 두께와 육즙이 자존심으로 여겨졌지만, 눈을 돌려 식물성 패티를 빵 사이에 넣었다. 개개인의 취향을 아우르는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버거킹은 최근 식물성 패티로 ‘와퍼’의 맛을 구현한 ‘플랜트 와퍼’ 2종을 출시했다. 호주의 식물성 대체육 기업 ‘v2 food’ 사와 연구 끝에 개발한 패티를 넣은 게 특징이다.

앞서 롯데리아 역시 식물 단백질 버거 ‘미라클버거’와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Sweet Earth Awesome)를 출시한 바 있다. 롯데GRS는 ’스위트 어스 어썸버거’ 출시를 위해 잠실권 3개 매장에서 사전 테스트 판매를 거치며 맛 개선에 주목했다. 기존 패티 맛과 식감이 익숙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제품 개선을 위해서다.

특히 롯데는 식품연구소인 ‘롯데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대체육류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3월 바이오기업 바이오제네틱스, 위드바이오코스팜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식물성 대체육류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제로미트’를 전개하고 있다.

농심 제공

농심은 대체육의 가능성에 주목해 신사업으로 점찍었다. 농심은 올해 초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을 론칭했다.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해 즉석편의식, 치즈 등을 선보인다.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개발한다. 지난 2017년 시제품 개발 이후 채식 커뮤니티, 서울 유명 채식식당 셰프들과 함께 메뉴를 개발하면서 제품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투썸플레이스가 내놓은 ‘비욘드미트 파니니’ 중 ‘비욘드미트 더블 머쉬룸 파니니’/강한빛 기자

직접 먹어보니 "나쁘지 않은데?"... 업계 “제품 경험 확대에 주목”

최근 투썸플레이스가 내놓은 ‘비욘드미트 파니니’ 2종을 맛봤다. 제품은 동원F&B가 2019년부터 미국에서 수입해 국내에 독점 판매하고 있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의 ‘비욘드비프’ 제품을 넣은 게 특징이다.

제품 구성은 버섯을 넣은 ‘비욘드미트 더블 머쉬룸 파니니’와 커리로 맛을 낸 ‘비욘드미트 커리 파니니’로 식물성 100% 패티와 마요네즈, 치즈 등이 포함됐다.

‘더블 머쉬룸 파니니’부터 맛을 봤다. 한입 가득 씹으니 “나쁘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알던 ‘콩고기’의 선입견이 무너지는 부분이었다.

두 메뉴 모두 비교적 속 재료의 향이 강해 무엇보다 중요한 패티만 따로 떼어 먹었다. 기존 햄버거, 샌드위치 등에서 먹던 익숙함이 입안을 채웠다. 이질적인 식감을 떠올리며 내심 우려했지만, 걱정이 사라지는 부분이었다. 대체육 섭취 문턱을 낮추고 소비자의 선택지를 확대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투썸 플레이스는 지속가능한 소비에 주목해 메뉴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한국 비건 인증원의 인증을 받은 비건 간식 3종을 출시, 지난해부터 일부 매장에서 라떼 주문 시 우유 대신 오트 밀크, 두유 등 식물성 대체 우유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투썸 플레이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대체육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 등 대중을 공략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