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세계그룹이 국내 IT 대표기업 네이버와 연합군을 형성했다. 신세계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네이버의 온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해 막강한 커머스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커머스에서부터 물류, 멤버십 등 전 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2500억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형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마트는 1500억원, 신세계백화점은 1000억원 규모로 네이버와 상호 지분을 교환한다.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지분 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맞교환한다.
 
두 회사의 협업은 업계 최대 선두주자간 만남이라는 점에서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 사이즈만 살펴봐도 올해 2월 기준 신세계그룹 이용 고객수(신세계포인트가입자)는 2000만명, 네이버회원은 약 5400만명에 이른다. 아울러 신세계가 가진 73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 45만명(네이버 스마트스토어 42만명, 신세계 3만명)의 판매자, 총알배송(즉시/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한 전국 물류망 등이 보장된다. 
 
신세계는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플랫폼 영향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선 온라인 역량 부분이다. 대형마트 이마트의 장보기(그로서리) 역량이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등 플랫폼과 결합해 이마트몰-트레이더스몰의 접근성을 높인다. 백화점의 온라인 역량 확대도 검토중이다. 가령 신세계백화점의 VIP클럽 멤버십 서비스를 네이버와 연계해 프리미엄 배송을 전개하거나, 온라인 1:1 퍼스널 쇼퍼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축하는 방안이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온라인 시대 ‘핵’으로 꼽히는 물류역량도 확대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최첨단 쓱닷컴 배송물량을 처리하는 네오 3곳을 비롯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전국 7300여 곳의 오프라인 거점을 갖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다양한 물류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는 물론, 주문 후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 등 폭넓은 배송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졌다. 가령 쓱닷컴에 주문이 들어오면 네이버의 물류 파트너사들이 이마트 P.P(Picking&Packing)센터에서 상품을 받아 고객에게 2~3시간 안에 즉시 배송하는 형태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공동으로 물류 신규 투자까지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객 ‘락인’을 위한 멤버십(신세계포인트-네이버플러스) 통합도 고려대상이다. 오프라인 채널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을 비롯해 SSG닷컴에 이르는 신세계그룹 전 사업장에서 네이버페이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지난해 네이버페이를 활용한 거래액은 28~30조원 규모로 이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압도적인 규모를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신세계그룹은 미래형 리테일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AI, 로봇, 지도, 예약 등 다양한 IT 기술을 선도한다. 이 같은 기술이 신세계그룹의 쇼핑에 접목돼 미래형 유통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평가다.
 
양사는 ▲네이버페이, 스마트 지도 서비스, 영수증 리뷰 등을 활용한 온라인 이용자의 오프라인 매장 유입 ▲오프라인 매장 내 네이버 스마트주문 확대 ▲AI 상품 추천을 결합한 대형매장 실내 AR 내비게이션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활용한 길 안내, 주차 정산, 짐 들어 주기 등의 로봇 컨시어지 서비스 등 차별화된 리테일테크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만나 유통 전 분야를 아우르는 강력한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신세계그룹이 가진 최고 수준의 유통물류 역량과 네이버의 플랫폼, AI기술 등을 결합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