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MW·폭스바겐 등, 2030년까지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대폭 확대
현대차·기아도 적극적…수소차 개발로 친환경 모빌리티 선도
BMW의 전용 전기차 i4. /BMW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전동화 경쟁이 본격적으로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영진이 직접 나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로 바뀌는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그룹과 폭스바겐 그룹 등 다수의 자동차 기업이 2030년을 목표로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BMW그룹은 17일(현지시간) 독일 현지에서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2030년까지 전기차와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3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첫 번째 단계는 8년 전 첫 전기차 i3를 출시한 것이다. 두 번째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전체 차량 판매량의 50%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30년엔 BMW그룹이 판매하는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부분 자율주행차인 전기차 i4를 처음 공개했는데, 출시 일정을 원래 계획보다 3개월 앞당긴다.

올리버 칩세 BMW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5년까지 BMW가 기술적으로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서게 할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의 전환과정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타협하지 않고, 전기, 디지털, 순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폭스바겐의 전용 전기차 ID. 3와 ID 4. /폭스바겐 코리아 제공

폭스바겐 그룹도 친환경차 인프라를 확대 구축한다. 지난 15일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첫 ‘파워데이’(Power Day)를 개최하고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와 충전 부문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선 유럽에서 향후 10년 내 240GWh 규모의 총 생산량을 갖춘 기가팩토리를 6곳 설립한다. 첫 번째로 건립하는 두 공장은 스웨덴 셸레프테오와 독일 잘츠기터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 특히 셸레프테오에선 스웨덴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와 협력해 2023년부터 프리미엄셀을 연간 최대 40GWh까지 생산하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폭스바겐 그룹은 2025년까지 합작회사 아이오니티 등과 협력해 유럽에만 공공 고속충전기 1만8000기를 운영한다. 현재보다 약 5배 확대된 규모로, 2025년 유럽 전체 예상 수요의 3분의 1 규모다.

아이오니티 외에도 영국 BP와 아랄, 스페인의 이베르드롤라, 이탈리아 에넬 등 관련 기업과 함께 충전기 확대를 계속한다. 영국 내 BP와 아랄 서비스스테이션 약 4000곳에 150㎾급 고속충전기를 설치하고, 이베르드롤라와 에넬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주요 도로와 도심에 고속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폭스바겐 그룹이 이를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총 4억유로(한화 약 5380억원) 규모다.

폭스바겐 그룹은 북미와 중국에도 각각 3500개, 1만7000개에 달하는 고속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회장은 “e-모빌리티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가치사슬의 여러 단계를 체계적으로 통합하고 있다”며 “배출가스 제로 모빌리티 시대에서 최적의 배터리와 최고의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서 장기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이미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MEB)을 기반으로 제작한 전기차 ID.4를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2022년까지 27종에 달하는 MEB 기반 모델을 출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상품성을 강화한 플랫폼 PPE을 기반으로 한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볼보자동차의 두 번째 순수전기차 C40 리차지.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볼보자동차 역시 브랜드 두 번째 전기차를 공개하는 등 전동화 물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달 초 ‘볼보 리차지 버추얼 이벤트’를 열었고, 이에 앞서 2030년까지 완전한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첫 순수전기차 XC40 리차지에 이어 두 번째 모델 C40 리차지를 공개했다.

C40 리차지는 40분만에 약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78㎾h배터리로 움직인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20㎞에 이른다. 새로운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구매 가능하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 구매의 편의성, 투명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볼보자동차는 순수 전기차들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2025년까지 글로벌 판매의 50%를 전기차, 나머지를 하이브리드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전동화 계획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활용해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를 출시 및 공개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순수전기차 ‘JW’(프로젝트명)도 공개를 앞두고 있고, 순차적으로 전기차 출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다수의 기업보다 한발 먼저 친환경 모빌리티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리버 칩세 BMW그룹 CEO는 내연기관의 수요도 여전한 만큼 내연기관 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친환경 모빌리티 행보가 다른 글로벌 경쟁 기업보다 빠르게 시작된 것은 사실”이라며 “각 기업의 경영진이 나서 전동화를 표방하는 만큼 앞으로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전동화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쟁력도 여전한 만큼 이와 관련한 연구 및 투자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칩세 BMW그룹 CEO는 “화력 모터도 미래가 있다”면서 “고객들이 더이상 이 기술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면 개발을 멈추겠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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