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뒤늦게 돌아온 유품, 깊어진 의혹
의도된 은폐?…러시아 정부의 명확한 정보 공개 要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KAL 007 격추사건을 재조명했다. /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한스경제=장재원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공개한 KAL 007 격추사건의 진실이 충격을 안겼다.

2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1983년 소련 영공에서 발생한 KAL 007 격추사건을 재조명했다.

KAL 007 격추사건은 1983년 9월 1일, 269명의 승객을 태우고 뉴욕 J.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김포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007편이 소련 영공에서 전투기 미사일 공격에 의해 격추당한 사건이다. 민간 항공기가 군용기에 격추당한 사상 초유의 사건이며 KAL 007에 탑승한 승무원 23명과 한국, 미국, 일본 등 16개 나라 승객 246명은 전원 사망하고 시신조차 찾지 못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실의에 빠진 유족에게 지난해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의문의 외국인 신부로부터 KAL 007 격추사건의 희생자인 아버지의 렌터카 카드 사진을 받은 것이다. 사건 당시 아버지의 시신은 물론 그 어떠한 유품도 건네받지 못한 유족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렌터카 카드 사진은 미국의 한 사이트에서 발견된 것이며, 이 사이트는 KAL 700 탑승객들이 전원 사망한게 아니라 비상 착륙 후 구조돼 러시아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고 주장하는 사이트였다. 

탑승객 시신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점으로 인해 수많은 음모론이 양산됐지만 이렇듯 명확한 증거가 나온 적은 없어 음모론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월 KAL 007 격추사건을 둘러싸고 백악관과 미국 국무부 사이에 오간 기밀문서가 공개된 바 있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이 끔찍한 비극은 대통령 정책에 힘과 목적성을 실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핵전쟁의 나락으로 더 가까워지고 있다.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유가족에게 희생자의 흔적을 처음 전달해줬다는 신부를 만난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은 신부로부터 “지난해 5월에 발견했다. 사할린에서 발견했다. 바닥에서 그 두개를 찾았다. 그거 갖고 있는 분이 미국에 있다. 버트 슈로스버그라는 분이다. 전달 받았을 때 나한테 연락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신부의 설명에 따르면 슈로스버그는 KAL 007 탑승객의 생존설을 주장하고 있으며, 소련군 교신 내용을 입수해 비상착륙한 KAL 700에서 생존자들을 구조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슈로스버그는 “러시아 연방정부 한 간부가 내 관심을 끌었다. 소련 측은 이 카드들을 물에서 찾았다고 했는데 얼룩이 없었다. 물이 아니라 헬리콥터나 국경 감시정에 의해 사할린 섬으로 옮겨졌다고 볼 수 있다. 나도 실물을 갖고 싶었는데 날 도와주던 사람이 지금 살아있지 않다. 이제 다른 방법으로 실물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사진은 네벨스크에서 찍혔다. 내가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다”고 전했다.

결국 유족들은 강대국들의 이익싸움과 은폐로 인해 진실을 알지 못한 채 긴 시간을 살아온 것이다. 지난 1992년 러시아 신문기자의 폭로에 따르면 소련군과 KGB가 탑승객의 시신과 유품을 수거하고도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희생자들은 강대국의 조작과 정치적 견해로 인해 울분을 가슴 속에 묻어두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장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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