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건비 절감 시급…노조 설득 시급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 문제를 두고 노사 간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쌍용차는 인건비로 발생하는 고정비 절감을 위해 인원 감축, 무급 휴직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르노삼성차 역시 최근 순환휴직과 주간 1교대 근무를 진행하면서 노조의 ‘지명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두 업체의 빠른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몸집 줄이기가 시급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쌍용차의 채권단은 쌍용차에 잠재적 인수자인 HAAH오토모티브와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매각 협상을 타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쌍용차는 현재 미국 모빌리티업체 HAAH와 지분 매각 협상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의 단기 법정관리(P플랜)는 기존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의 지분을 줄이고 HAAH가 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대주주가 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비용 문제가 매각협상의 걸림돌로 튀어나왔고,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채권단이 빠른 타결을 주문한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본사 르노그룹이 수익성 강화를 주문하면서 ‘서바이벌 플랜’이 진행 중이다. 2019년 3월 1일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임직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최근 주간 1교대 근무와 순환휴직을 결정했다. 이번 달부터는 일부 근로자가 르노삼성차 서울 사무소와 부산 공장에서 희망퇴직으로 인한 특별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을 받고 회사를 떠나고 있다.

이에 르노삼성차 노조는 사측이 일방적인 인건비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12일부터 확대간부 전원이 8시간 지명 파업에 들어갔다. 16일에는 부산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는 등 저항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를 넘겨 진행 중인 임단협도 르노삼성차의 불안정 요소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고비용 구조의 인건비에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분석이다.

쌍용차는 현재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4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이 2조620억원인데, 매출원가는 2조330억원에 달해 매출에서 생산비용을 제외하면 이익이 겨우 90억원에 불과한 것이다.

르노삼성차 역시 지난해 11년 만에 7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년 2000억원에서 4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해왔지만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닛산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로그의 생산 계약이 종료되고 대체 물량 확보에 실패해서다.

그러면서 고정비로 들어가는 인건비 부담 비중이 커졌고, 르노그룹은 최악의 경우 국내 철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양사 모두 고정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감축에 애를 먹으면서 활로 모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양사 노조는 인력 감축에 대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회사 경영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물량이 없으면 기계를 돌리지 않고 부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인건비는 고용이 유지되는 한 거의 고정적으로 지출된다”며 “쌍용차와 르노삼성차가 수익성을 개선하고 원 상태로 회복하려면 인력 감축과 인건비 절감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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