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허지형 기자]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이 개명한다고 만우절 거짓말로 불법행위 논란에 휘말렸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바겐 미국 지사는 브랜드를 폭스바겐(Volkswagen)에서 볼츠바겐(Voltswagen)으로 바꾼다는 거짓 계획을 발표했다.

자사의 첫 완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의 미국 출시를 맞아 홍보 전략으로 미리 던진 만우절(4월 1일) 농담이었던 것.

폭스바겐 미국 지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 초안을 지난 29일 늦게 공식 홈페이지에 잠시 게시했다가 삭제했으나 빠르게 퍼졌다.

폭스바겐은 이튿날인 30일 정식 보도자료를 통해 브랜드 개칭이 사실이며 올해 5월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스콧 키오 폭스바겐 미국지사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우리가 K를 T로 바꿀지도 모르지만 그 어디에 있는 운전자, 사람들에게 최고급 차량을 만들어준다는 브랜드의 약속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신뢰도를 더했다.

만우절 장난을 진실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아지자 폭스바겐 독일 본사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미국 지사에 연락을 취했다. 독일 폭스바겐 관계자는 개명 계획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 농담이었다며 “개명은 없을 것”이라고 WSJ에 해명했다.

개명 보도자료가 나오면서 폭스바겐의 주가는 급등했다. 사업명을 바꾸면서 전기차 사업에 집중한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이번 사태 때문에 주가조작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증권과 관련한 미국 법률은 시장 조작이나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이 시장에 허위사실을 발표하는 것을 금지한다.

허지형 기자 hjh91hj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