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吳 "가슴을 짓누르는 책임감"..1년 시장직 산적한 과제 해결할까
'무상급식' 논란 꼬리표 떼고 민심 얻을지 관건
4ㆍ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을 이끌 새 시장으로 당선됐다. ‘대항마’로 꼽혔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제38대 서울시장이 됐다.

8일 오 당선인은 4.7 재보궐선거에서 57.7%의 득표율로 박 후보(39.6%)를 누르고 최종 당선됐다.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기 때문에 별도의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에 돌입한다. 신임시장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2022년 6월 30일까지 약 1년 3개월이다.

오 당선인은 “가슴을 짓누르는 엄중한 책임감을 주체할 수 없다. 이제 앞으로 시장으로서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도록 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서울시 공동경영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공조를 시작하는 게 바탕"이라며 "정기적으로 서울 시정에 대해 함께 의논하고 함께 챙겨가는 그런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1961년생으로 환경변호사 출신 정치인이다. 사법연수원 16기 수료생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로 활동했다.

1992년에는 환경운동연합 시민상담실장을 맡아 5년간 무료상담을 진행했고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을 재임했다. 고리핵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 현장 조사, 상계소각장 환경영향평가 조작사건 수사 촉구,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행동 등 환경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오 당선인은 우리나라 최초로 일조권 소송에서 승리하며 인생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1994년 ‘오 변호사 배 변호사’라는 프로그램의 MC로 발탁됐으며 여러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등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2000년에 한나라당 영입 제안을 받았으며 16대 총선에서 강남을에 당선됐다.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으며 경험을 살려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2006년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돼 2011년까지 연임했다. 디자인 서울이라는 정책을 내세워 강남·북 균형발전, 복지 정책 서울 희망드림, 대기환경 개선 등의 성과를 냈다. 분양 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다. 오 당선인은 2011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며 무상 급식 정책에서 주민 투표를 제안했지만 투표율 미달로 시장직을 내려놓았다. ‘무상급식’ 논란은 여전히 오 당선인을 따라다니는 꼬리표이기도 하다.

시장 경험을 토대로 ‘첫날부터 능숙하게’ 일하겠다고 밝힌 오 당선인은 여러 가지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서울시민의 관심을 받은 용적률 규제 완화는 부동산 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 공약이다. 규제 혁파를 통해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주택 공급 방안이다. 다만 민주당이 다수 자리를 차지한 시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오 당선인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18만5000가구를 포함한 총 36만가구의 신규 주택 공급을 약속한 바 있다.

오 당선인은 당선과 동시에 시행할 정책으로 1인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 조성이라고 언급했었다. 그는 “과거에는 어린이나 어르신들, 장애인분들이 취약계층으로 보호대상이었지만 이제 새롭게 1인가구 사시는 분들이 서울시의 배려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교통망 확충 ▲동북권·서남권·서북권 등 권역별 균형발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영업자 대상 1억원 한도 내 보증료·담보 등이 없는 대출 보증과 중위소득 이하 가구를 지원하는 안심소득을 공약했다.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1년에 불과한 오 당선인이 산적하게 쌓인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 당선인은 이날 오전 8시 현충원 참배 일정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서울과 부산에서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향후 정치권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으로 새 지도부를 선출하며 대대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새로운 얼굴’의 후보가 국민의힘의 승리를 이끈 게 아닌만큼 대선 판세를 진두지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이 최근 각종 악재를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돋보였을 뿐 ‘잘해서’ 선택을 받은 게 아니라는 해석이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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