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우익수 수비를 소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추추트레인’ 추신수(39)가 SSG 랜더스와 계약하고 KBO리그에 상륙했을 때 주요 관심사는 그의 포지션이었다. 추신수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외야수 출신이다. 빅리그에서 우익수로 947경기 8109.2이닝을 소화했다. 주 포지션은 우익수지만, 좌익수(207경기 1722이닝)와 중견수(1416이닝)로도 꽤 뛰었다. 

애초 김원형(49) SSG 감독은 추신수를 좌익수로 기용하려 했다. 추신수 입단이 캠프 중반 결정돼 기존 주전 우익수 한유섬(32)이 좌익수 수비를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시범경기 때 계획을 바꿔 한유섬을 좌익수로 기용하고 추신수를 우익수로 쓰기로 했다. 팀을 위한 결정이다. 김 감독은 “추신수가 우익수를 보는 것이 수비적인 측면에서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개막 후 지명타자로 4경기, 우익수로 2경기 출전했다.

추신수의 포지션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야구팬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인천SSG랜더스필드 외야 펜스에 광고를 한 기업의 관계자들도 추신수의 포지션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원래 외야 펜스 광고판 중 가장 인기 있는 위치는 중앙이다. 미디어 노출이 많고, 관중들의 눈에 쉽게 보이기 때문이다. 광고 단가가 제일 비싸고, 가장 먼저 팔려나가는 곳이 중앙 펜스 광고판이다. 보통 좌ㆍ우 펜스 광고판은 마지막에 팔리거나 개막 후에도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추신수가 SSG에 합류한 뒤로는 좌ㆍ우 펜스가 ‘명당’으로 떠올랐다. 권철근 SSG 구단 영업팀장은 “좌ㆍ우 펜스 광고판은 기업들에 인기가 없는 편이다. 올 시즌에도 광고가 안 들어오다가 추신수의 외야 수비가 나오자 기업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추신수 효과를 실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중계 카메라가 추신수를 클로즈업하면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광고 노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추신수가 호수비를 할 때도 외야 광고판이 비친다. 지난해 KBO리그 경기가 미국 스포츠전문 방송 ESPN에 생중계될 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 광고판에 설치된 개그맨 김준현의 피자 광고가 자연스럽게 노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추신수의 올 시즌 수비 위치에 따라 광고주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추신수가 좌익수로 출전할 때는 왼쪽 담장에 광고한 기업 관계자들이, 우익수로 나설 때는 오른쪽 담장에 광고한 광고주들이 미소 지을 것으로 보인다.

SSG가 추신수를 영입한 이유는 단순히 기량뿐만이 아니라 그의 스타성과 인지도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추신수는 SSG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추신수 영입 후 여러 광고나 협찬 문의가 줄을 이었다. 김재웅 SSG 마케팅팀장은 “예년보다 스폰서 제의, 공동 마케팅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추신수 효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SSG 랜더스 제공

추신수는 12일 BMW 공식 딜러인 ‘BMW바바리안모터스’와 BMW 차량 후원 협약을 맺었다. 그는 이번 후원 계약으로 바바리안모터스에서 제공하는 친환경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1년간 제공 받고,  바바리안모터스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SSG는 2일 바바리안모터스와 2021시즌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SSG 첫 구단 불펜카를 공개한 바 있다. SSG와 바바리안모터스는 올 시즌 팬들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모기업인 신세계그룹도 ‘추신수 띄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은 SSG 랜더스의 창단을 기념해 5일부터 11일까지 ‘랜더스 위크’라는 타이틀로 각종 할인 행사를 열었다. 광고 모델로 추신수를 내세웠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12일 ‘추추바’, ‘추추빵빵’ 등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 신청했다. 추신수를 떠올리게 하는 작명이다. ‘추추’는 추신수의 별명인 ‘추추트레인’과 유사하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야구단과 연계된 식품을 곧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뚜렷한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SSG닷컴을 알릴 수 있는 야구단 연계 행사를 계속 선보일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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