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KIA와 경기에 선발로 나선 SSG 월머 폰트가 제구력 난조 속에 난감해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프로야구의 질이 떨어진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올 시즌 초반부터 쏟아져 나오는 볼넷 남발을 두고 쓴소리를 쏟아 냈다. 이순철 위원은 "한 경기에서 볼넷을 8개, 10개씩 내준다는 건 문제다"라면서 "4사구가 많다는 건 팬들을 야구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올 시즌 초반 KBO리그 경기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볼넷 지표로 정확히 판단이 가능하다. 지난해 5월19일까지 62경기 기준 볼넷이 417개였다. 올해는 61경기 기준 526개로 109개나 늘어났다. 볼넷이 26%나 증가했다. 경기당 8.62개 꼴이다. 19일 기준 전체 66경기에서 나온 4사구는 651개로 볼넷 573개, 사구 78개다. 
 
시즌 초반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대환장' 4사구 파티가 이어지고 있다. 6~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첫 '낙동강 시리즈'에선 4사구 47개와 실책 8개 등 매 경기 졸전이 이어졌다. 
 
졸전은 계속되고 있다.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양 팀 선발 투수 함덕주(26·LG)와 이건욱(26·SSG)은 심각한 제구력 난조를 보였다. 두 투수 모두 4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교체됐다. 3이닝 동안 사이 좋게(?) 7사사구씩을 주고 받았다. 함덕주는 3이닝 1피안타 7사사구 3실점, 이건욱은 3이닝 3피안타 7사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LG 투수들은 SK 타자를 4차례 맞혔고(추신수 2개, 한유섬 2개), 볼넷은 6개를 허용했다. SK 투수진도 10개의 4사구를 기록했다. 양 팀 합계 20개의 4사구가 나왔다.
 

KIA 선발 남재현이 18일 SSG와 경기에서 4개의 4사구를 기록하며 조기 강판됐다. /연합뉴

또 16일부터 18일까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SSG의 3연전에서 쏟아진 4사구는 모두 40개다. 볼넷 36개, 사구 4개다. 18일 양 팀은 절정을 찍었다. 17개의 4사구(볼넷 15개, 사구 2개)가 쏟아져 나왔다. KIA 선발 남재현(25)이 4개, 장민기(20)와 고영창(32)이 1개씩을 기록했다. SSG에선 선발 월머 폰트(31)가 4개, 김상수(33)가 2개, 오원석(20)과 하재훈(31), 김태훈(31)이 나란히 1개를 마크했다. 16일 경기에서도 SSG가 10개(볼넷 9개, 사구 1개)를 허용했다. 17일 경기에선 그나마 나은 4사구 9개였다. 
 
올 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0개 팀 모두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러야했다. 팀별로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를 가지며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쌀쌀한 날씨 등으로 애를 먹었다. 이런 저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결국 프로는 경기력으로 말해야 한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은 야구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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