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따스한 봄. 미사 경정장을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사방으로 부는 바람과 그 바람이 수면 위로 그리는 큰 너울은 환절기 경정 판도를 가르는 큰 변수다. 
 
미사 경정장에 부는 바람은 크게 등바람과 맞바람으로 나뉜다. 등바람은 2턴 마크에서 1턴 마크 쪽으로 부는 북풍 또는 북서풍이다. 쉽게 말해 선수들이 스타트 할 때 뒤에서 부는 바람이다. 경정 선수들이 가장 까다로워하고 위협을 느끼는 풍향이다. 선두들은 경주 전일 및 당일 오전 지정훈련과 사전 스타트 등 출주 전에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고 실전에 임한다. 하지만 일정하게 불던 바람이 갑자기 강해지거나, 강했던 바람이 약해지면 자칫 플라잉을 하거나 늦은 출발로 인해 승기를 놓칠 수 있다. 
 
등바람의 경우, 아무리 스타트를 잘 했더라도 1턴 마크를 돌아나가면 바람을 정면으로 맞는 상황이 온다. 보트를 완벽하게 눌러주지 못해 실속하면 회전각을 좁히지 못하면서 공간을 내주거나 아예 작전이 불발되기도 한다. 
 
8일 열렸던 10회차 목요 2경주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다. 2m/s의 북동풍이 불고, 경주 양상은 1번정의 조성인(A1 12기 33세)과 4번정의 최광성(A2 2기 47세)의 우승 싸움으로 예상된 플라잉 스타트였다. 1번정의 조성인은 스타트라인 통과 전 시속이 빠르다고 생각했는지 살짝 감속하면서 0.21초의 스타트를 끊었다. 반대로 과감하게 자신의 감각을 믿었던 4번정 최광성은 0.12초로 가장 이른 기록으로 1턴 공략에 나섰다. 

최광성은 빠른 스타트 이후 주특기인 전속 휘감기로 주도권을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선회 후 등바람을 직격으로 맞았고 보트의 앞부분이 들리면서 가까스로 전복의 위기를 모면했다. 반대로 차분하게 공간을 빠져나온 1번정의 조성인은 1주 2턴 마크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5번정 장영태(A2 1기 46세)가 남은 한자리를 꿰차면서 쌍승식 12.7배가 나왔다.
 
맞바람은 1턴 마크에서 2턴 마크 쪽으로 부는 남풍과 남동풍을 말한다. 스타트 시 정면으로 부는 바람이다. 스타트를 할 때 바람으로 인해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가속이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모터의 순발력과 가속력이 부족하다면 초반 싸움에서 밀려날 위험이 존재한다. 1턴 선회 후 바람이 뒤에서 보트를 밀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1주 2턴 마크에서는 앞서 언급한 등 바람의 경우와 같이 정면에서 맞으므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 분석 전문가는 “풍향과 풍속은 경주 전 경정장의 전광판과 모니터에 사전 공지되는 것을 참고하길 바라며 선수들의 원활한 경주 진행을 위해 경정장 양쪽 수면 끝에 소파 장치(파도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장치)를 원년부터 설치해 운영 중이다”며 “환경적 변수를 미리 읽어내고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탄력적으로 전술을 구사할 줄 아는 선수를 추리하는 것이 좀 더 적중 빈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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