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후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 내달 FDA 실사
한미약품 사옥 전경.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호흡기 치료제와 항생제 판매 감소로 올해 1분기 외형이 축소됐다. 다만 연구개발(R&D) 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당장 신약개발 성과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703억원과 영업이익 299억원, 순이익 23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내원 환자와 겨울철 유행성 질환이 줄면서, 호흡기 치료제와 항생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의약품 사업부 매출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33% 줄었다. 항생제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한미정밀화학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했고, 순이익은 101.7% 급증했다. 사노피로 기술이전한 ‘에페글레나타이드’ 공동연구 계약 종료로 전체 R&D 비용이 전년 대비 36.8%나 감소해서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글로벌 임상 3상 비용의 25%인 60억원을 매분기 부담해왔다. 회사는 이 비용을 지난해 3분기 모두 일시에 반영, 당시 323억원이라는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북경한미의 호실적도 한미약품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북경한미는 1분기 매출 734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25.7% 증가한 수치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북경한미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실적 개선 기조를 이어갔다”며 “호흡기용제 이탄징을 제외하고 마미아이 매창안 리똥 등 주력 품목의 매출이 호조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R&D 성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3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경우 다음 달 중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가 예정돼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과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만약 실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오는 6~7월 품목허가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롤론티스가 FDA로부터 허가를 받는다면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2019년 11월 허가)’에 이어 6호 국내사 개발 FDA 승인 신약이 된다. 무엇보다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와 함께 롤론티스 원료수출이 발생, 회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 2016년 제넨테크에 기술이전한 ‘벨바라페닙’은 최근 NRAS 돌연변이 흑색종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1b상을 개시했다. 이 약물은 장기간 1상에 머물러 일각에서 기술반환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임상 재개로 개발 의지를 재차 확인하게 됐다.

머크에 기술이전한 LAPS-GLP1·GCG는 빠르면 2분기 중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임상 2상 진입이 예상된다.

새로운 블록버스터 개량신약 탄생에 따른 외형 성장도 기대된다. 최근 한미약품이 출시한 복합·개량제 중 ‘로수젯’과 같은 성장세를 보인 제품이 부재했다. 이 약물은 지난해 991억원 매출액을 기록,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올해도 1100억원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로수젯의 뒤를 이을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지난 2월 출시한 아모잘탄XQ를 꼽는다.

선 연구원은 “아모잘탄XQ는 고혈압 치료 성분 2가지(암로디핀, 로사르탄)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성분 2가지(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4제 복합신약으로 환자들의 편의성 개선과 치료 효과 극대화를 노린 제품”이라며 “국내 환자가 많은 대사질환을 타겟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수젯 뒤를 이은 대형 제품으로 고성장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변동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