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인 레슬링 국가 대표 선수가 담배 밀반입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한스경제=심재희·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덫에 걸리며 도쿄올림픽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한국 레슬링이 또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인 국가 대표 선수가 담배 밀반입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줬다.

18일 <한스경제>는 서울의 한 시설에서 자가격리 및 치료 중인 레슬링 국가 대표에게 보내진 소포에 담배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본지가 취재 결과 소포 물품은 컵라면과 캔커피다. 일반적인 식음료들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 '검은 그림자'가 발견됐다. 자가격리 시설에서 이용 불가능한 담배가 들어 있었다.

코로나19 자가 격리 시설 안 흡연 행위는 '불법'이다. 공공 격리시설 내 금연이 원칙이고, 자가 격리자는 담배를 소지할 수 없다. 격리 기간 동안 외부 출입 및 다른 입소자와 접촉도 불가능하다. 시설을 벗어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 역시 자가 격리 위반이다.

'담배를 품은' 컵라면과 캔커피는 레슬링 국가 대표 손에 닿지는 않았다. 자가 격리 시설 내 소포 검사 과정에서 담배가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한스경제> 취재 결과 자가 격리 시설로 보내지는 소포는 일일이 검수를 거친다. 담배뿐만 아니라 칼이나 기타 위험한 물건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도 컵라면과 캔커피가 겉과 달리 속이 수상한 물건으로 분류된 뒤 숨겨진 담배가 적발됐다.

자가 격리 시설에서 흡연은 불법 행위다. /픽사베이

마치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담배 밀반입 시도를 했다는 의혹을 받은 국가 대표 선수에 대해 대한레슬링협회도 "매우 당황스럽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한레슬링협회 관계자는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자가 격리 시설 내 흡연 시도 자체가 부적한 행동이다"면서 "논란이 된 선수에게 충분한 주의·경고를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흡연자인 국가 대표 선수까지 의혹을 받게 되어 정말 안타깝다"며 "자가 격리 시설의 사전 검열 과정에서 담배가 사전에 적발돼 실제로 해당 선수에게는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레슬링 대표팀은 지난 4월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아시아 올림픽 쿼터 대회에 출전했다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50명(선수 36명)으로 꾸려진 대표팀 중 선수와 코칭 스태프 등 모두 3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귀국한 대표팀 선수들은 서울 모처에 마련된 시설에서 치료와 자가격리를 병행하고 있다. 대한레슬링협회가 밝힌 현재 자가격리자는 모두 8명이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주춤거린 한국 레슬링 대표팀이 확보한 도쿄올림픽 출전권은 단 2장이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류한수(67kg급)와 김민석(130kg급)만이 도쿄올림픽에 나선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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