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스타벅스 스페셜 유니폼' 온라인 판매분(340개)이 개시 3분 만에 동났다. 한 중고물품 거래사이트에는 스타벅스 유니폼을 2배 가량의 웃돈을 주고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SSG랜더스필드 지점 앞에는 텀블러에 '무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으려는 팬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SSG 랜더스 선수들은 홈런을 치고 들어온 선수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세리머니를 했다. 홈런을 때린 선수는 카메라를 보며 시원한 커피를 들이켰다. '별다방 로고'는 중계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노출됐다. 21일부터 23일까지 SSG의 홈 구장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스타벅스 데이'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올해 1월 신세계그룹이 약 1300억 원을 들여 야구단 인수를 결정한 건 야구계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큰 이슈였다.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SG 랜더스를 창단하면서 "본업(유통업)과 야구를 결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롯데가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거다"라며 "롯데 (자이언츠)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고 '유통 라이벌' 롯데를 저격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찾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프로야구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바꿔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도 제시했다.

신세계의 ‘유통+야구 실험’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먼저 SSG랜더스필드에 노브랜드 버거(햄버거 프랜차이즈), 이마트24(편의점), 스타벅스(커피 브랜드)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입점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야구장 전용 메뉴를 선보이며 기존 매장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스타벅스는 리유저블컵 1000개 한정으로 판매하고, 에버랜드 지점에서만 판매하던 메뉴들을 들여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노브랜드 버거와 스타벅스는 SSG의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야구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식음료는 전통의 강자 '치맥(치킨+맥주)'이 아닌 햄버거와 커피다. 관중 입장이 정상화되고, 관중석 음식 섭취 금지 지침이 풀린다면 매출이 더 늘어날 것 이라는 게 SSG 구단의 설명이다. SSG 마케팅팀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와 스타벅스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향후 취식 제한이 풀리면 관중석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세계 계열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야구단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SSG 닷컴은 17일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유니폼과 모자, 야구공, SSG랜더스 로고가 적힌 마스크 등 야구 굿즈를 라이브방송(온라인 생방송 판매)에서 판매했다. 이날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 수는 1만2000여 명에 달했다. SSG 닷컴에 따르면, SSG랜더스 성적이 좋았던 일주일간(5월 8일~5월 14일) 야구단 관련 매출이 전주 대비 126% 올랐다. SSG 닷컴 브랜드마케팅 관계자는 “야구단 연계 마케팅이 좋은 반응을 얻어 인지도 확대와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SSG 구단은 마일리지로 혜택 연계를 추진 중이다.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적립한 포인트를 야구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SSG 김강민이 커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SG 제공

최근 열린 스타벅스 데이도 '대박'을 쳤다. SSG는 스타벅스와 손잡고  21일부터 23일까지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스타벅스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3연전 모두 매진을 기록했고, SSG가 판매한 스타벅스 스페셜 유니폼, 모자는 '완판'됐다. 구단은 스타벅스 스페셜 유니폼 추가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SSG와 스타벅스는 야구팬 16명에게 스타벅스 평생 이용권을 증정하기도 했다. SSG 구단은 "이마트, SSG 닷컴 등 신세계 그룹 내 많은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신세계 야구단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팬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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